트럼프, 경합주 여론조사 압승… 바이든에 등 돌린 유권자들
NYT “선거인단 300명 확보 가능성”
트럼프 48%… 바이든 44% 그쳐
지난 대선 승리지역서 ‘빨간불’
‘집권2기’ 준비 공들이는 트럼프
배신자 처벌 ‘살생부’ 작성 나서
법무장관 인선 최우선순위 삼아
희비 2024년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에서 ‘리턴 매치’를 치를 것으로 예상되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각 3일(현지시간)과 4일 메인주와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연설 중이다. 뉴욕타임스는 2020년 대선에서 경합주였던 네바다, 에리조나 등 6개 주 유권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개 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가 예상된다고 5일 보도했다. 루이스턴·키시미=APUPI연합뉴스 |
이번 조사가 실시된 6개주는 지난 대선에서 모두 바이든이 승리했던 지역이다. 내년 대선 결과가 여론조사대로 나온다면 트럼프는 백악관 입성에 필요한 선거인단 과반(270명)을 훨씬 상회하는 300명 이상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NYT는 내다봤다.
지역별로는 바이든이 6곳 중 위스콘신에서만 47%를 얻어 트럼프(45%)에 겨우 앞섰다. 나머지 네바다(41% 대 52%), 조지아(43% 대 49%), 애리조나(44% 대 49%), 미시간(43% 대 48%), 펜실베이니아(44% 대 48%) 5개주에서는 트럼프에 4∼11%포인트 차로 뒤처졌다.
NYT는 다만 아직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시간이 1년이나 남았고, 경제지표는 호전될 가능성이 높으며, 트럼프가 여전히 분열적인 정치를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악관 참모들은 민주당이 완패할 것이라는 예상을 깬 2022년 중간선거 결과를 거듭 언급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바이든은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에 다소 열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 CBS방송이 10월30일∼11월1일 26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공개한 양자 가상 대결 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지지율은 48%로 트럼프 51%보다 낮았다.
NYT·시에나대의 경합주 6곳 여론조사 세부 내용을 보면, 유권자들의 불만은 바이든의 나이와 정책 등 전방위적인 측면에서 고조돼 있었다.
바이든에 대해 응답자 71%가 ‘대통령으로서 업무를 제대로 하기에 나이가 너무 많다’고 답했다. 바이든 지지층에서도 54%가 이에 동조했다. 게다가 전체 응답자 62%는 바이든이 ‘정신적 예리함’을 갖추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바이든보다 4살 적은 트럼프에 대해서는 39%만 나이가 너무 많다고 답했다. 트럼프 지지층이 그렇게 응답한 비율은 19%에 그쳤다.
바이든의 경제·외교 정책에 대한 평가도 냉혹했다. 바이든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각종 경제지표가 살아나고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다면서 법인세 인상, 친환경 산업 육성, 일자리 창출 등 ‘바이드노믹스’(Bidenomics)를 홍보하는 데 최근 수백만달러를 투자하고 있지만, ‘경제가 훌륭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2%뿐이었다.
특히 ‘지지 여부와 관계없이 두 후보 중 누구의 경제 정책이 더 신뢰할 만한가’라는 질문에 6개 경합주 응답자 59%는 트럼프를 택했다. 바이든을 꼽은 유권자는 37%에 그쳐 22%포인트 차이가 났는데, 이는 모든 설문 항목 중에서 가장 큰 격차였다. 또 경제 정책에 대한 트럼프 선호 현상은 성별, 학력, 연령, 소득수준과 무관하게 나타났다. 이는 현직 대통령이 대선 경쟁에서 경쟁자와 비슷한 지지율을 보이다 경제 성과로 지지세를 결집하는 역대 선거 행태와 다른 결과를 부를 수 있는 점이라 주목된다.
2024년 대선 투표의 결정적 요인으로 낙태, 총기 등 사회 문제보다 경제 문제를 꼽은 유권자가 2배가량 많기 때문에 이 결과는 바이든에게 특히 문제가 될 것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최대 외교 현안이 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충돌을 두고서도 유권자 50%가 트럼프가 문제를 더 잘 해결할 것 같다고 답했다. 바이든 편에 선 유권자는 39%였다. 바이든은 이민 및 국가안보 정책에서도 트럼프에 12%포인트씩 뒤처졌다.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33세 유권자는 NYT에 “바이든은 자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세계의 지도자들과 맞설 적임자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백악관 복귀를 노리는 트럼프는 공화당 경선 레이스에서 2위 그룹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에 넉넉히 앞서고 있다. 2017∼2021년 임기 때 자신에게 발탁됐으나 나중에 등을 돌린 인사들을 수사·처벌하기 위해 살생부 작성을 시작하는 등 집권 2기 준비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이날 내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살생부에 이름을 올린 인사들은 2020년 대선 직후 ‘선거 사기론’을 주장하는 트럼프에 대해 “항상 국가보다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했던 사람”이라고 비난한 윌리엄 바 전 법무장관, 트럼프가 전사한 해병대원들을 ‘멍청이’라고 비하했다고 폭로한 존 켈리 전 비서실장 등이며, 트럼프는 재집권에 성공하면 이들을 수사하려고 벼르고 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트럼프는 이를 위해 법무장관 인선을 집권 2기 인사의 최우선순위로 삼고 있다.
살생부 작성은 ‘프로젝트 2025’라고 불리는 우파 싱크탱크가 주도하고 있으며, 이 싱크탱크는 관료적 저항이 ‘트럼프 1기’ 정책 추진의 최대 방해물이었다는 판단하에 백악관 권한을 강화하고 트럼프의 뜻을 잘 따를 고위직을 선정하기 위한 작업을 준비 중이라고 WP는 덧붙였다.
프로젝트 2025는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취임 첫날 발생할 수 있는 시위에 대비하기 위해 ‘폭동 진압법(Insurrection Act)’을 발동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1807년 발효된 이 법은 미 대통령이 폭동이나 반란을 진압하기 위해 대통령에게 군부대 파견 권한을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 선거캠프의 스티븐 청 대변인은 이에 관한 WP 질의에 “트럼프 대통령은 경선에서 상대 후보들을 꺾고 사기꾼 같은 조 바이든을 이기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법과 질서, 헌법 수호를 지지해왔다”고 말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국처럼 결혼·출산 NO”…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서 주목받는 ‘4B 운동’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내 성별은 이제 여자” 女 탈의실도 맘대로 이용… 괜찮을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단독] “초등생들도 이용하는 女탈의실, 성인男들 버젓이”… 난리난 용산초 수영장
- ‘女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항소심 판결 뒤집혔다…“前소속사에 35억 지급하라”
- “송지은이 간병인이냐”…박위 동생 “형수가 ○○해줬다” 축사에 갑론을박
- “홍기야, 제발 가만 있어”…성매매 의혹 최민환 옹호에 팬들 ‘원성’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