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시티 띄우고, 공매도 차단…현금없이 포퓰리즘? 與 금기깨기
김포 서울편입 주창한 김기현 "非수도권도 메가시티 민의 모이면 검토" 확전
공매도 정책 표변한 금융위…서울편입 與 광역단체장들 반발까지 곳곳 마찰음
'김포 서울편입'을 띄우고 '한시적 공매도 금지'를 단행했다. 국민의힘이 '총선용 인기영합주의' 의혹을 불사하면서까지 정책 승부수를 던졌다. 광역자치단체, 정부당국과의 마찰음까지 냈다. 실현가능성 등 논란이 있지만, 민주당 진영의 '현금살포 매표(買票) 시비'와는 차별화하고, 말초적 정쟁에서 정책 논쟁으로 무게추가 옮아갔다.
정부는 6일부터 내년 6월30일까지로 국내 전체 증권시장 공매도 금지 기간을 정했다. 지난 5일 비공개 고위당정협의회 개최한 얼마 뒤, 금융위원회 임시회의에서 '증권시장 공매도 금지조치'안(案)을 의결한 결과다. 당초 금융위는 공매도가 국제 표준에 해당하고 제도개선도 충분히 이뤄졌단 입장이었지만, 여당의 압박으로 기류가 급변했다.
고위당정이 채 끝나지 않았던 5일 오후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국회 소통관을 찾아 "당은 정부에게 공매도와 관련해 지적돼왔던 여러 제도적 문제점을 개선해줄 것을 강력하게 촉구했다"고 짧게 밝혔다. 그는 취재진을 만나 구체적인 논의상황에 말을 아끼면서도 "저희 요구를 좀 무겁게 받아들여주실 것을 이야기드렸다"고 강조했다.
이튿날부터 국민의힘은 공매도 금지조치를 적극 피력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공매도와 관련해 1400만 개미투자자들의 불만이 아주 높았다"며 공매도 조건에서 개인투자자가 외국인·기관에 비해 불리하단 점, 외국인·기관이 각각 공매도 비중 74%·24%를 차지해 대량 매도로 주가 하락을 부추겼단 의혹을 꼽았다.
윤 원내대표는 "최근 글로벌 투자 은행인 BNP파리바와 HSBC가 9개월 동안 560억원 규모의 불법 무차입 공매도를 일삼은 게 적발돼 공매도 폐지 여론은 더욱 높아졌다"며 "공매도를 이용한 시장 교란행위로 불법 공매도로 선량한 개미투자자들을 약탈하는 세력의 준동을 막고 공정한 가격 형성이 이뤄지게 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라고 자평했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도 "금지기간은 제도개선을 위한 골든타임이다. 금융당국은 개인투자자에게 불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대안을 제시하라"며 "투자자들이 납득할 제도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당이 나서서 공매도 금지 기간 '연장' 등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 정부·당국은 개인투자자 보호가 최우선"이라고 거들었다.
김포에서 '서울편입' 도화선에 불붙인 김기현 당대표는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경기북부 분도 추진을 '김포시 강제편입'으로 규정하고 "기관 이기주의에 치우쳐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으로 결정하는 하향식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엔 "김포 서울편입 찬성·반대를 명확히 밝히는 게 공당의 도리"라고 압박했다.
김 대표는 "대통령직속 지방시대위에서 4개 특구 도입을 발표한 바 있다"며 "당은 비(非)수도권에서도 주민 뜻을 모아 지역별 거점역할을 하는 메가시티를 키우겠단 의지를 표명해오시면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전선 확대'를 꾀했다. 여당은 앞서 5선 조경태 의원이 맡은 전담 특위 명칭도 '뉴시티 프로젝트 특별위원회'로 이날 확정했다.
뉴시티 프로젝트 특위는 경기도당위원장인 재선 송석준 의원을 부위원장으로, 원내 7명·원외 7명으로 위원단을 선임했다. 서울·경기권 출신이 대부분을 차지한 가운데 고영삼 부산디지털개발원장과 김갑성 연세대 도시공학과 교수(서울시 균형발전위원) 등 전문가가 합류했다.
여권내 분위기가 순탄치만은 않다. 금융위는 지난 3일까지 '공매도 한시 금지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었어서 정책 표변 배경에 관한 논쟁 불씨가 남았다. 개도국·선진국을 불문하고 자리잡은 투자기법인데, 섣불리 금지하면 외국인 자금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포시와 인접한 인천광역시의 유정복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선거를 5개월 앞둔 '아니면 말고' 식의 이슈화는 국민 혼란만 초래하는 무책임한 일"이라고 자당을 겨눴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같은 날 "서울과 주변의 행정구역 정비보다 지방 메가시티가 우선"이라고 요구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난 3일 "충청·호남·PK·TK 통합을 메가시티 서울과 함께 검토하자"고 했다. '신중론'을 취해온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은 이날 김병수 김포시장을 만나, 김포시 서울 편입 효과를 분석할 '김포시 서울 편입 공동연구반'을 구성해 시간을 두고 논의하기로 했다 .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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