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친김에 200석? 민주당 ‘총선 어부지리’ 가능할까

박성의 기자 2023. 11. 6.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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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위’ 띄운 與…이준석과 갈등에 ‘마찰음’ 지속
野 ‘반사이익’ 기대 속 일각 “매 맞을 소리” 자성론도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이른바 '민주당 200석 압승론'이 정치권을 뒤흔드는 진앙이 된 모습이다. 혁신위원회를 띄운 여당이 이준석 전 대표와의 갈등으로 난관에 봉착하자, 야권 일각에서 '이대로면 총선 낙승이 가능하다'는 장밋빛 분석이 나오면서다.

그러나 이 같은 전망을 둘러싸고 여권뿐 아니라 야권 일각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당장 '서울 확장론·공매도 금지' 등을 화두로 띄운 여당에 비해 민주당이 선점한 이슈가 없다는 우려에서다. 민주당 지지율이 답보된 가운데 '제 3당 돌풍'까지 불 경우 총선 결과 예측이 더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6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총선기획단 제1차 회의에서 이재명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분열하는 與, 민주당엔 호재?

'분열은 필패'라는 여의도 정가의 오랜 격언이 다시금 회자되는 모습이다. 여권 내 친이준석계와 친윤석열계간 갈등이 정치 뉴스를 도배하면서다. 이준석 전 대표가 12월을 '데드라인'으로 설정하고 신당 창당을 암시한 가운데, 그 파장을 두고 국민의힘 지도부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이른바 '이준석 신당'의 탄생은 여권에 불리한 변수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2030세대, 중도 보수 성향의 유권자가 이탈한다면 '강서 보궐선거 참사'가 재현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신이 주최한 '수도권 민심을 데이터로 분석한다' 세미나 모두발언에서 "소위 이준석 세력을 배제하고 축출하려는 과정에서 (지지율이) 많이 떨어진 것을 알 수 있다"며 "그래서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이준석과 손을 잡아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 전 대표가 신당을 만들면 우리 당도 힘들어지고 이 전 대표도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권의 분열에 야권 일각에선 벌써부터 '총선 낙승'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오는 모습이다. 수도권 지역에서 '전승'에 가까운 성적을 거둔 뒤, PK(부산‧경남) 지역구도 일부 탈환하는 시나리오다. 여기에 이른바 범진보세력이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다면 최대 200석 가까운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은 지난 1일 KBC광주방송에서 "수도권을 석권하면 200석 못 하리라는 법도 없다"고 전망했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지난달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양한 범민주 진보세력, 그리고 국민의힘 이탈 보수 세력까지 다 합해 200석이 되길 희망한다"고 적었다.

이재명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던 야권 한 인사는 "200석은 추상적인 목표일뿐이지 구체적인 데이터에 기반한 숫자는 아니다"라면서도 "냉정하게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이 바뀌지 않으면 민주당의 완승은 자명하다. 우리가 잘해서가 아니라 상대가 헛발질을 하기에 가능한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인요한 혁신위원장 ⓒ연합뉴스

"축배 일러, 새 이슈 발굴해야"…초조한 野

다만 야권 내부에선 '너무 이른 축배'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정부 여당의 실정에만 기대 좋은 성적표를 기대하기엔 최근 발표되는 여론의 추이가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실제 강서 보궐선거 후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2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6일 나왔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252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직전 조사(10월23∼27일)보다 1.1%포인트(p) 오른 36.8%로 집계됐다.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최근 2주 연속 상승세(32.5%→35.7%→36.8%)를 나타내고 있다.

국민의힘 지지세도 소폭이지만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2~3일 전국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국민의힘이 37.7%, 민주당이 44.8%로 나타났다. 직전 조사와 비교해 국민의힘은 1.9%p 오르고, 민주당은 3.2%p 내렸다. 상대적으로 민주당에게 우세한 지표지만, 민주당의 '대세론'이 형성됐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수치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일각에는 총선 화두를 여당에게 뺏겼다는 시각도 있다. 이른바 '이준석 신당'부터 '서울 확장론', '공매도 금지'까지 정치의 주된 뉴스를 국민의힘이 양산하면서, 상대적으로 민주당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식고 있다는 우려다. 이에 민주당이 총선 전략을 '겸손하게' 다시 짜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파를 막론하고 당 내부에서 발화되기 시작했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5일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총선) 전략이 뭔지 모르겠다"며 "왜 수도권 시민조차 반대하는 서울 확장론에도 침묵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밝혔다. 또 "위기가 몰려오는데도 200석 압승론을 떠드는 정신나간 인사들도 있다. 20년 집권론 떠들다 5년 만에 정권이 끝장난 것을 벌써 잊은 것 같다"고 비판했다.

비명계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200석 가능론'에 대해 "국민들로부터 오히려 매 맞을 소리"라며 "이제 겨우 지역 예선전 치렀는데 우리가 월드컵 우승할 거라고 주장하면 좀 그렇다.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기사에서 인용한 대통령 지지율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다. 무선(97%)·유선(3%)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2.6%다. 정당 지지도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무선(97%)·유선(3%)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2.5%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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