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일시 금지한 공매도, 문제점 보완 후 속히 재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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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일부 주식 종목에서 허용했던 공매도를 6일부터 내년 6월까지 8개월 동안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공매도가 주가를 끌어내린다는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일부 글로벌 투자자들이 불법 공매도를 저질러 금융감독원이 조사에 들어간 상황에서 내린 결정이다.
이번이 4번째인 한국의 공매도 금지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터무니없는 밸류에이션(가치평가)에 제동을 걸 방법이 사라져 개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종목에 큰 거품이 형성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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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투자자 이탈 후폭풍도 고려를
공매도는 주식을 증권사에서 빌려 팔았다가 주가가 떨어지면 싼값에 사서 갚아 이익을 내는 투자기법이다. 주로 과대 또는 잘못 평가돼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대상으로 삼는데, 일반적으로 공매도가 심하게 개입하는 종목의 주가는 하락한다. 최근 이차전지 종목이 공매도의 표적이 돼 주가가 크게 떨어지자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공매도는 선진국에서는 합법적 기법으로 널리 쓰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개미'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원성이 자자했다.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조건이 까다롭고 기관과 외국인에게 유리한 투자기법으로 인식돼 있어서다. 더욱이 BNP파리바, HSBC 등 외국 기관투자자들이 불법 무차입 공매도를 저질러온 사실이 드러나 개인투자자들의 금지 요구가 거셌다. 그런 점에서 금융위원회의 일시금지 결정은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금지 첫날인 6일 코스피·코스닥지수는 이차전지주들이 상승을 이끌면서 급등했다.
그러나 공매도를 무조건 배척하는 것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역행한다. 이른바 테마주의 비정상적인 가격급등을 막아주고 투자 헤지 수단으로도 쓰이는 등의 순기능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이 4번째인 한국의 공매도 금지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터무니없는 밸류에이션(가치평가)에 제동을 걸 방법이 사라져 개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종목에 큰 거품이 형성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공매도 금지는 공매도를 주요 투자수단으로 삼는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을 떠나게 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글로벌 펀드의 투자기준이 되는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이 계속 지연될 수도 있다. 금융시장의 글로벌화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공매도 금지가 내년 총선을 의식한 포퓰리즘이라는 야당의 비난도 새겨들어야 한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 볼 때 정부는 공매도의 제도적 미비점을 분석해 개선책을 마련한 뒤 이른 시간 안에 다시 시행하는 게 맞는다고 본다. 규정을 어긴 외국 투자자에게는 합당한 조치를 취하고 개인투자자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없도록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는 것도 당연한 절차다.
공매도 금지가 당장 주가부양에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내년에 부활되면 반대로 충격을 줄 수도 있다. 무엇보다 한국이 국제적 조류에서 이탈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한국 경제의 위상에 걸맞게 글로벌 기준을 따르는 금융시장 선진화도 중요한 과제다. 해외 투자자들은 한국 증시를 떠받치는 한 축이다. 개인투자자의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일 게 아니라 그들이 우리 시장을 떠날 경우 우리 증시에 미칠 파장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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