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지역균형발전 숙제…국립예술단체 1년간 지역 돌며 공연해야"
"예술감독은 경영 대신 작품 만들어야"…책임심의제 도입 거듭 강조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문화로 지역균형을 어떻게 이뤄낼지가 숙제입니다. 국립예술단체들이 내년 1년간 확실한 계획을 갖고 전국을 돌며 공연하려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6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국립예술단체장 간담회를 열고 "예술단이 없는 기초 지자체부터 국립 단체들이 훌륭한 작품을 갖고 가야 한다"며 지역의 고른 문화 혜택을 위해 이들 단체의 역할을 당부했다.
유 장관은 "국회에서 문화예술회관이 쉬지 못하게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그 시작을 국립단체가 먼저 해야 한다"며 "민간 단체의 경우 작품 완성을 끝까지 돕는 인큐베이팅 지원을 해 전국을 순회하도록 만들 것이다. 완성도가 높은 작품은 그다음에도 지원해서 레퍼토리로 정착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장형준 예술의전당 사장, 박인건 국립극장장,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 강수진 국립발레단장 겸 예술감독, 최상호 국립오페라단장 겸 예술감독, 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장, 한수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 이강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 등 20개 국립예술단체장과 문체부 실국장들이 참석했다.
유 장관은 "전국을 돌고 있는 '이건희 컬렉션'에 많은 관람객이 모인다"며 "중앙의 박물관과 미술관이 수장고에 쌓아둔 작품을 순회 전시로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예술단은 지금부터 3년 계획을 짜야 한다"며 "예술의전당에서 오케스트라 지휘자를 데려오려 해도 3~5년 전에 해결해야 한다. 국회 예산권은 1년 단위이지만, 우리는 3~5년 뒤까지 준비해야 한다. 그래야 해외와 교류할 수 있고, 좋은 인력과 함께하고, 좋은 장소에서 공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 장관은 이날 예술감독을 겸한 단체장들이 경영보다는 예술감독 역할에 충실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강수진 국립발레단장 등에게 "예술감독을 모시는 건 예술감독의 작품을 보러 가는 것"이라며 "경영만 하고 안무는 다른 사람이 하면 국립으로서의 정체성이 뭔지 모르겠다. 예술감독으로 온 분은 철저하게 자기 작품을 만들어 그 역할을 정확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립 간판을 달고 있는 한, 국가대표 예술가가 되기 위해 연습하고 노력하는 방향을 잡아달라고 유도할 것"이라며 "국립이 붙으면 국가대표 선수가 되면 좋겠다. 국립 대표 예술가들이 대한민국의 얼굴이 되도록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유 장관은 정부의 예술가 지원에 대한 방향을 설명하며 최근 취임 간담회에서 언급한 산하 기관의 책임심의제 도입 의지도 거듭 밝혔다.
그는 "민간 예술가 지원도 좌파, 우파, 블랙리스트 얘기하지만, 좋은 예술가에게 지원했으면 좋겠다"며 "참예술가의 표본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정부가 지원해서 그런 예술가를 찾고 싶다. 새싹부터 지원해 K-한류를 대표하는 예술가를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책임심의제는 (국립예술단체) 모두에게 해당한다"며 "예술의전당 대관 심사도 민간 교수에게 맡기는데 직원들이 해도 된다. 외부에 심사를 맡기니 전문가가 심사했다며 책임도 지지 않는다. 올바르게 심사를 잘해서 어린잎이 잘되도록, 국립단체가 확실하게 대표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담금질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 참석한 단체장들은 분야를 아우른 문화예술단체가 한자리에 모인 것을 계기로 소통과 협업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한수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은 "문체부에 들어온 지 30년 되는데 박물관, 미술관과 국립예술단체가 만나는 건 처음인 것 같다"며 "협업해서 좋은 시너지를 내는 자리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터를 유인촌 장관이 마련해줬다"며 "공연 등에서 협업이 많이 이뤄지고 있는데 미술계 아티스트도 협업하기를 굉장히 원한다. 여러 장르가 협업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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