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식 사려 달러 팔았다, 환율 3개월만에 1200원대
원·엔은 867원까지...15년 9개월 만에 최저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200원대로 급락하고 100엔당 원화 환율은 860원대까지 하락하는 등 급격한 원화 강세 현상이 나타났다. 미국 금리 인상이 사실상 끝났다는 기대감 속에 전 세계적으로 달러 가치가 하락한 데다, 한국에서는 공매도 금지 첫날 한국 주식을 사기 위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환전 수요가 몰리면서 원화 가치가 급등한 것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5.1원 내린 1297.3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원·달러 환율 하락 폭으로는 올 들어 최대다. 달러 환율이 1300원대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8월 1일(1283.8원) 이후 3개월여 만이기도 하다.
불과 지난주까지만 해도 1달러를 1350원 넘게 주고 바꿔야 했던 환율이 뚝 떨어진 배경에는 미국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2회 연속 동결했다. 미국 고용 지표도 예상보다 저조하게 나왔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사실상 금리 인상이 끝났다”는 기대가 퍼졌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기 시작하면 그간 초강세였던 달러화 가치도 내림세에 접어들 것이란 관측 속에 지난 3거래일 동안 1달러당 원화 환율은 1357.3원에서 1297.3원으로 60원(4.4%) 떨어졌다.
게다가 이날은 당국이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첫날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순매수가 집중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달러를 팔고 원화로 바꿔 한국 주식을 사려고 몰려들면서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강세가 더욱 가팔라진 것이다.
이날 급격한 원화 강세로 원·엔 재정환율도 뚝 떨어졌다. 원화와 엔화는 국내에 직거래 시장이 없어 달러화 대비 두 통화의 상대 교환 비율로 재정(裁定)환율을 구한다. 100엔당 원화 환율은 이날 867.38원까지 환율이 하락, 지난 2008년 1월 중순 이후 15년 9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계속된 엔화 약세로 내국인들의 엔화 사모으기는 계속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9월 말 기준 엔화 예금 잔액은 83억8000만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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