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들의 재테크 강의 <9>] 슬기로운 노후 생활…재무·건강·관계·여가 준비에 달렸다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대표적인 스포츠는 아마 축구가 아닐까 생각한다. 축구에서 전반전과 후반전 중 중요도를 묻는다면 열에 아홉은 후반전이라고 답할 것이다. 왜냐하면 전반전에 득점해도 후반전에 실점하면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축구의 특성을 생각해 보면 100세 인생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50세 이전을 전반전, 50세 이후를 후반전이라 할 수 있고, 50세 전후를 축구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하프타임으로 비유할 수 있다. 이런 인생의 하프타임에서 인생의 후반전을 어떻게 해야 잘 대비할 수 있을까.
우리 시대 환경 변화를 보면 과거 ‘80세 시대, 자산 중심, 예측 가능한 시대’에서 지금은 ‘100세 시대, 소득 중심, 예측 불가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런 것들을 트렌드라고 말하는데, 트렌드 학자인 페이스 팝콘은 “트렌드! 아무도 거역할 수 없다. 단지 따라갈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현재 트렌드인 노후 준비도 선택이 아닌 필수 불가결한 요소임을 알 수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노후 준비에 있어 ‘4대 영역(재무·건강·관계·여가)’이 균형을 이뤘을 때 행복한 노후를 준비할 수 있다고 한다. 여기서 시니어의 노후 준비 실태를 알아보자면, ‘노후 준비를 하고 있다’가 47%, ‘하지 않고 있다’가 49%, ‘이미 혜택을 받고 있다’가 4%다. 절반 정도가 노후 준비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노후 준비는 ‘경제적 여유→건강 관리→여가 생활→사회 활동’순으로 중요도를 나타내고 있다. 은퇴는 쉽지만, 은퇴 준비는 쉽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2015년 12월 시행된 ‘노후 준비 지원법’에 따르면, 모든 국민이 체계적으로 노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재무·건강·관계·여가라는 4대 영역에 대한 상담 및 교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위한 중앙노후준비지원센터를 국민연금공단에서 운영하고 있다. 노후를 위해 일상생활에서 준비가 가능한 방안을 소개한다.
1│소득 없이도 안정적인 ‘재무 준비’
재무 준비를 위한 실천 방안 첫 번째는 노후 파산을 막는 것이다. 노후 파산이란 자신이 돈보다 오래 사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노후 파산을 막으려면 평균수명과 돈의 수명을 일치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의 평균수명은 100세 정도다. 실질적인 근로 수명은 아무리 길게 잡아도 75~80세를 넘기기 힘든 게 현실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소득이 있을 나이를 넘어 일을 하지 않거나 소득이 없는 노후 시기에 그동안 적립해 놓은 연금 소득을 활용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국가는 개인연금, 퇴직연금, 기초·국민연금 등 이른바 ‘3층 보장 제도’를 통해 연금 소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두 번째는 평생 월급을 만드는 것이다. 한 달 적정 생활비가 500만원이라고 가정한다면, 3층 보장 제도로 준비하는 금액이 얼마인지 알아보고 부족하다면 주택·농지 연금, 근로·사업 연금을 마련하는 게 방법이다. 따라서 3대 연금인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을 적절히 조합해 안정적인 노후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개인연금, 퇴직연금의 경우 소득이 있는 시기에는 불입액에 따른 세액 공제 혜택과 개인 성향에 따른 자유로운 운용이 가능하다. 노후 준비를 위해 적극적으로 우선순위에 두고 활용할 금융 상품이라 할 수 있겠다.
여기에 더해 은퇴 이후 삶을 제대로 설계하기 위해 세 가지를 늘리고 세 가지를 줄이는 이른바 ‘3·3 전략’이 중요하다. 늘려야 할 것은 ‘연금 소득’ ‘노동 기간’ ‘현금 흐름’이다. 반대로 줄여야 할 것은 ‘가계 부채’ ‘자녀 지원’ ‘생활 자금’이다. 앞선 실천 방안들로 평생 월급의 크기가 결정되고, 그 크기가 노년 삶의 질을 결정하기에 나에게 맞는 적정 기준을 계획해야 할 것이다.
2│아프지 않고 오래 사는 ‘건강 준비’
건강 준비의 실천 방안 첫 번째는 건강 준비 유형을 체크하는 것이다. 평균수명이 늘어난 만큼 건강 수명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 건강 준비 유형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건강 상태는 양호하지만, 건강 생활 습관이 다소 실천적이지 못한 ‘건강군 비실천형’ △건강 상태가 양호하며, 일상생활에서 건강관리를 실천하는 ‘건강군 실천형’ △건강 상태 및 건강 생활 습관 모두 양호하지 못한 ‘건강 주의군 비실천형’ △건강한 생활을 실천하고 있으나 만성질환 등으로 건강 상태가 양호하지 못한 ‘건강 주의군 실천형’ 등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자신이 건강 주의군 비실천형이라면 건강해지기 위해 실천형으로 바뀌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두 번째는 올바른 생활 습관이다. 이것은 누구나 쉽게 알고 있는 ‘먹는 것’ ‘운동하는 것’ ‘잠자는 것’이다. 이 세 가지 습관을 올바르게 바꾼다면 노년 건강을 위협하는 3대 지수인 혈압, 혈당, 중성지방이 개선된다고 한다. 노년학 전문가 아산병원 정희원 교수는 이 세 가지 생활 습관을 바꾸면 노화를 75% 늦출 수 있다고 한다. 결국 노화를 늦추려면 먹고, 운동하고, 자는 것의 기본적인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3│외롭지 않은 노년을 위한 ‘관계 준비’
관계 준비의 실천 방안 첫 번째는 ‘진정한 친구 갖기’다. 젊을 때는 △자신을 중심으로 한 1차 △가족과 친한 친구 등 2차 △동창과 이웃, 지인 등 3차 △직장 동료와 같은 공적 관계 등 1~3차 네트워크 활성화로 다양하고 활발한 관계가 형성된다. 그러나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혼자 남게 돼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네트워크 크기보다는 네트워크 강도가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이는 1만 명의 인맥보다 한 명의 진정한 친구를 가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두 번째는 배우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앞서 말한 진정한 친구 중에 가장 가까운 친구는 평생 함께할 배우자다. 하지만 생활하다 보면 성별의 차이로 인해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다. 대체로 남자는 존경받고 싶은 욕구가 강하지만, 여자는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강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다름을 인정하고 공감하고 긍정하는 마인드가 중요하다. 무엇보다 배우자가 노년의 가장 소중한 동반자임을 의식하고 존중해야 하는 이유라 하겠다.
4│은퇴 후의 즐거움을 찾는 ‘여가 준비’
여가 준비 실천 방안 첫 번째는 은퇴 전 여가 준비다. 일반적으로 은퇴 이후 남는 시간을 그냥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남성은 하루 종일 집에만 있다고 해서 ‘종일본가(終日本家)’라는 유행어가 등장했다. 하지만 은퇴 후 30년을 이런 식으로 보낸다면, 약 12만 시간에 달한다.
우리는 보통 여가를 생각하면 노는 것만을 생각한다. 여가란 놀이, 일, 교육을 합친 것을 말한다. 그렇기에 TV 시청을 하는 것도 여가지만, 독서하는 것도 여가, 유튜브를 보는 것도 여가가 될 수 있다. 여가란 본인이 자발적으로 즐기는 모든 것을 말하기 때문에 여가에 대해 두려움 없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아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는 나에게 맞는 여가 활동 찾기다. 내가 음악 듣기를 좋아하는지, 명상하는 걸 좋아하는지, 바둑 두는 걸 좋아하는지, 운동하는 걸 좋아하는지 등 자신의 선호도에 따라 어떤 여가 활동을 할지 정해야 한다. 또 혼자 하는 걸 좋아하는지, 여럿이 함께하는 활동을 좋아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한 여가란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슬기로운 노후 준비에 있어 재무·건강·관계·여가 모두 중요하지만, 굳이 우선순위를 매겨본다면 재무와 건강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1t의 생각보다 1g의 실천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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