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부자 한국, 가난한 한국인

강동헌 기자 2023. 11. 6.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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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랑셴핑은 저서 '부자 중국 가난한 중국인'에서 중국에서의 사치품 가격이 미국보다 비싼 이유를 분석했다.

대표적인 '압정형' 사회구조로 꼽히는 중국에서는 중산층이 얇아서 사치품을 구매할 수 있는 수요가 미국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실제 나이키·뉴발란스 등은 한국보다 중국에서 가격을 20~40%가량 비싸게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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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헌 생활산업부 기자
[서울경제]

중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랑셴핑은 저서 ‘부자 중국 가난한 중국인’에서 중국에서의 사치품 가격이 미국보다 비싼 이유를 분석했다. 대표적인 ‘압정형’ 사회구조로 꼽히는 중국에서는 중산층이 얇아서 사치품을 구매할 수 있는 수요가 미국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여기서 사치품은 명품을 넘어서 영화 관람권, 커피, 콜라 등 생필품과 대비되는 보다 광범위한 개념이다.

랑셴핑의 설명을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다. 예컨대 영화 관람권을 1만 원에 판다면 미국에서는 10명이 관람할 수 있고 중국에서는 5명 정도만 소비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패션 브랜드들은 프리미엄 전략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한다. 실제 나이키·뉴발란스 등은 한국보다 중국에서 가격을 20~40%가량 비싸게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금리·고물가 기조 속에 한국 사회도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가구당 실질 가처분소득은 월평균 345만 85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6년 이래 가장 큰 낙폭이다. 실질 가처분소득은 물가를 고려한 실질소득에서 이자·세금 등 비소비지출을 뺀 금액이다. 엥겔지수가 미국·일본 등 주요 국가보다 코로나19 이후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중산층의 소비 여력은 빠르게 붕괴하고 있는 셈이다.

이윤 추구가 가장 큰 존재 목적인 기업은 매출이 극대화되는 지점에서 가격을 책정한다. 가격을 싸게 하는 대신 판매량을 늘릴 수 있고 판매량을 줄이는 대신 고가 전략을 취할 수도 있다. 이때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체재가 많으면 가격을 올릴 때 판매량이 크게 줄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도 가격을 쉽사리 올리기 어렵다. 식품 업계는 대체재가 많다.

식품 가격 인상이 또다시 여론을 휩쓸고 있다. 소주뿐 아니라 우유·빵 등의 가격이 줄줄이 오르자 정부는 개별 품목을 전담 관리하는 사무관을 두겠다고 발표했다. 물론 담합이 있었다면 엄격한 제재를 가해야 하겠지만 사무관이 개별 기업의 가격을 어떻게 관리·감독할지는 의문이다. 정부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라는 큰 칼을 쥐고 있다. 소 잡는 칼을 들고 닭에게 휘두르려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강동헌 기자 kaaangs1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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