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벽 내야수" 韓 최초 MLB 골드글러브

임정우 기자(happy23@mk.co.kr) 2023. 11. 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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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 NL 유틸리티 수상
2루 등 내야 포지션서 활약
아시아 선수로는 두 번째
"亞 내야수도 할 수 있다
좋은 선례 남겨 기쁘다"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김하성을 위해 구단이 올린 축하 게시물 . 샌디에이고 파드리그 구단 SNS

전 세계에서 가장 야구를 잘하는 선수들이 모인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최고의 만능 야수는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었다. 한국인 최초로 MLB 포지션별 최고 선수에게 주는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그는 수비 달인으로 인정받았다.

골드글러브 시상식을 주관하는 야구용품업체 롤링스는 6일(한국시간) 2023시즌 MLB 양대리그 골드글러브 수상자 명단을 공개했다. 김하성은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야수 부문 황금장갑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만능 야수를 뜻하는 유틸리티 야수 부문은 지난해 처음 제정됐다.

골드글러브의 주인공은 메이저리그 30개 팀 감독과 팀당 최대 6명의 코치가 소속팀 선수들을 제외한 투표와 미국야구연구협회의 수비 지표를 합쳐 결정됐다. 코치진의 투표와 수비 지표는 각각 75%, 25% 반영됐다.

김하성은 최종 후보에 오른 무키 베츠(LA 다저스), 한국계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을 따돌리고 골드글러브를 품게 됐다.

2루가 주 포지션인 김하성은 올 시즌 1루를 제외하고 3루, 유격수 등 전 내야 포지션에서 빈틈없는 수비 능력을 선보였다. 결국 김하성은 MLB 최고의 만능 야수로 뽑히며 아시아 내야수도 빅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전 내야 포지션에서 수비의 제왕으로 인정받은 김하성은 2루수로 101경기, 3루수로 30경기, 유격수로 18경기를 소화했다. MLB닷컴은 김하성의 올 시즌 DRS(defensive runs saved) 지표를 주목했다. 수비수가 얼마나 실점을 막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인 DRS에서 김하성은 2루수로 10, 3루수와 유격수로는 3씩 모두 합쳐 16을 기록했다. 2루수 DRS 수치는 올해 내셔널리그 2루수 골드글러브 수상자인 니코 호너(시카고 컵스·12) 다음으로 높았다.

경기에서 보여준 존재감도 골든글러브를 받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골드글러브 수상자 선정 방식에서 코치진의 투표가 75%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2루와 1루, 3루, 유격수 등 포지션에 관계없이 나올 때마다 단단한 수비 능력을 선보인 그는 MLB 코치진에게서 높은 평가를 받아 한국 야구 역사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김하성은 이날 수상이 확정된 뒤 미국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2루수보다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골드글러브를 받아 더 가치 있는 것 같다"며 "아시아에서 야구 선수를 꿈꾸는 아이들에게 내야수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 기쁘다"고 감격의 소감을 전했다.

스즈키 이치로에 이어 아시아 선수 두 번째 골드글러브 수상자가 된 김하성은 포지션별 최고 공격력을 뽐낸 선수에게 주는 실버슬러거까지 정조준하고 있다. 실버슬러거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타이틀을 놓고 경쟁하는 상대는 베츠, 코디 벨린저(시카고 컵스), 스펜서 스티어(신시내티 레즈)다. 김하성이 실버슬러거까지 차지하면 다시 한번 한국인 최초의 수상자가 된다. 아시아 선수 출신으로는 스즈키(2001·2007·2009년)와 오타니 쇼헤이가 지난해 수상한 바 있다. 골드글러브와 실버슬러거를 한 해에 동시에 석권한 아시아 선수는 스즈키가 유일하다.

김하성은 올 시즌 타율 0.260, 17홈런, 60타점, 38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49로 타석에서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경쟁자들의 성적도 만만치 않다. 베츠는 타율 0.307, 39홈런, 107타점, OPS 0.987로 리그 최우수선수(MVP)급 성적을 냈다. 벨린저 역시 타율 0.307, 26홈런, 97타점, OPS 0.881로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했다.

실버슬러거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MLB에서 타격 실력까지 인정받은 김하성의 수상 여부는 이달 10일 결정된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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