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백한 인종차별” 美 예일대 교수, ‘Mr.Linton’으로 인요한 부른 이준석 비판

김동환 2023. 11. 6.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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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경성대 토크콘서트 중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상대로 한 영어 응대가 '인종차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나 조교수 비판에 "인종차별 프레임은 과도하다"며 "한국말보다 영어를 더 잘할 것이라는 착각에서 비롯한 실수"라고 자신의 SNS에서 이 전 대표를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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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종호 미국 예일대 정신과 조교수, SNS에서 “영어 응대는 명백한 인종차별”
현장서 웃어넘겼던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이튿날 MBN에서 섭섭함 드러내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SNS에서 “인종차별 프레임은 과도”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 4일 부산 남구 경성대에서 열린 ‘이언주&이준석 톡!톡! 콘서트’에 참석하고 있다. 부산=뉴시스
 
부산 경성대 토크콘서트 중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상대로 한 영어 응대가 ‘인종차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나종호 미국 예일대학교 정신과 조교수는 지난 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미국에서 나고 자란 아시아계 미국인에게 가장 쉽게 상처를 주는 말은 ‘너네 나라로 돌아가’라는 말”이라며 “실제로 아시아계 미국인에게 인종차별로 가장 쉽게 쓰이는 표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나 조교수는 “이준석이 인요한 위원장에게 ‘Mr.Linton’이라고 하며 영어로 응대한 것은 명백한 인종차별”이라고 주장했다.

나 조교수는 이를 뒷받침하고자 이 전 대표 발언은 인종차별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이어진 일부 기사 주소를 댓글로 공유했다. 한 누리꾼은 “평생을 한국에서 한국어 쓰며 한국인으로 살아온 사람한테 굳이 면전에서 영어로 저러는 건 ‘네가 아무리 그래봐야 결국 미국인이야’라는 뜻”이라며 “미국이었으면 당장 인종차별로 매장당할 사건”이라 반응했고, 다른 기사에는 “이준석이 사람 외모만 가지고 인종차별했다”는 비판이 달렸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 4일 자신을 만나러 부산을 찾은 인 위원장에게 줄곧 우리말이 아닌 영어로 응대하며 거리를 뒀다. 이언주 전 의원과 함께 연 토크콘서트 ‘바보야 문제는 정치야’를 시작하면서 진행자 제안으로 객석의 인 위원장에게 인사한 이 전 대표는 ‘Mr.Linton’이라며 입을 뗀 후, “이제 당신은 우리의 일원이 됐고, 우리의 민주주의에 더욱더 관심을 기울인다고 본다”며 “당신이 젊은 날 지키고자 노력했던 그 민주주의 말이다”라고 영어로 발언을 이어갔다. 인 위원장의 영어 이름은 존 올더먼 린튼(John Alderman Linton)이다.

이 전 대표는 “언젠가 반드시 당신과 내가 공통된 의견에 도달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그러나 당신은 오늘 이 자리에 올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후 지역 주민들과 대화를 노력해봤느냐면서, 그러한 자세를 보인다면 기꺼이 대화할 의사가 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취지다.

특히 인 위원장에게 영어로 말한 이유를 놓고 이 전 대표는 “우리의 일원이 됐지만 현재로서는 우리와 같아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우리의 편에 서달라”거나 “민주주의의 언어로 말해달라”던 이 전 대표의 현장 발언처럼 정치적 의미로 보이나, 나 조교수 지적처럼 인종차별이라는 비판을 받을 여지도 충분히 있다.

현장에서 “영어를 나보다 훨씬 잘하는 것 같다”며 큰소리로 웃어넘겼던 인 위원장은 이튿날 MBN 인터뷰에서 “할머니가 1899년 목포 태생이고, 아버지는 1926년 군산에서 태어났다”며 “나도 전라도에서 태어났다”고 섭섭함을 드러냈다. 최근 라디오 인터뷰 등에서 자신이 전남 순천 출신임을 강조하는 인 위원장은 애향심도 한껏 보여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나 조교수 비판에 “인종차별 프레임은 과도하다”며 “한국말보다 영어를 더 잘할 것이라는 착각에서 비롯한 실수”라고 자신의 SNS에서 이 전 대표를 감쌌다.

하 의원은 “인 위원장은 영어로 수업하는 중·고등학교를 다녔고, 인 위원장에게 영어와 한국어 중 뭐가 더 편하냐고 물어보니 글쓰기는 영어가 낫고 말하기는 한국어가 낫다고 한다”며 “그런 점에서 이 전 대표가 굳이 영어로 말할 필요는 없었다. 더 정확히 소통하기 위해 영어로 말한 것을 인종차별 의도가 있었다고 비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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