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100% 한국인 됐더니, 이준석 구태여 영어로…콩가루 정치는 안돼"
"비판 다 좋은데 영어 한 게 '거시기'해"…윤핵관 몰이엔 尹과 자체 인연 강조
지도부·중진 험지차출엔 "(혁신안보다) 권고가 더 무서울 것"…8일 홍준표 만나
인요한(미국명 존 린튼)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이준석 전 당대표가 부산 토크콘서트를 찾은 자신에게 '우리 일원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취지로 영어로 냉대발언을 쏟아낸 데 대해 "전라도 말로 '거시기'하다. 영어를 구태여 안 했으면 좋았을텐데"라고 거듭 아쉬움을 표현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6일 YTN '뉴스라이브'에 출연해 "(지난 4일) 부산에 즐겁게 갔다. 그리고 조금 오해가 있었는데 '사전에 접촉이 없었다', 그렇지 않다. 노력을 엄청 했는데 응하지 않아서 그냥 깜짝쇼로 나타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따가운 얘기 다 좋은데 영어만 안 했으면 참 좋을 뻔했는데"라고도 했다.
이준석 전 대표가 자신을 바라보고 말할 때만 영어로 응대한 것이 편치 않았던 그는 "우리 할머니가 1899년 목포 태생이다. 아버지가 1926년 군산에서 태어났고 나는 전라도(전주)에서, 제 아들도 여기서 태어났는데 (2012년) 특별귀화해 100% 한국사람 됐는데 영어로, 마치 외국인 취급하듯 해서 조금 섭(섭)했다"고 말했다.
'전달하고 싶은 뉘앙스가 있어서 영어로 말했다'는 이 전 대표의 변을 두고는 "당황을 많이 한 것 같다"면서도 "그건 큰 일이 아니고, 우리(대통령실·당 지도부·자신) 비판한 것도 아주 좋다. 아주 좋은 일"이라면서 각을 세우지 않았다. 다만 '혁신 아닌 혁명' 주장엔 "혁명적으로 바뀌어야 된단 건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인 위원장은 "혁명은 대개 '파괴적'이다. 순수한 사람들이 혁명을 많이 하지만 결과물을 보면 변질됐다. 어디까지나 개혁은 안 좋은 걸 고쳐나가는 것이다. 개혁이 혁신"이라고 했다. '인 위원장도 윤핵관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이 전 대표의 지적엔 "본인 생각은 자유다. (실제로) 아니면 된 것"이라고 받아넘겼다.
그는 "윤핵관이란 건 없다. 난 처음에 들었을 때 북한 '핵'무기 얘기하는 줄 알았다. 윤 대통령(에게) 점잖은 용어 쓰자. 대한민국 전체가 지금 잘못하면 정치판이 콩가루처럼 보인다"며 "대통령을 뽑았다. 5년을 갈 거다. 거기에 걸맞게 비판하더라도 용어를 잘 선택해야 한다. '윤 대통령과 가까운 분들'이 훨씬 낫지 않냐"고 했다.
'자신은 윤 대통령과 가까운 분에 들어가느냐'는 질문엔 "특별히 가깝진 않다"면서도 "후보 때 (찾아)오셨는데 제가 문재인 정권 때 말도 안 되는 공격,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았다. 터무니없는 마녀사냥이었다. 그래서 (윤) 대통령 보고 '도저히 후보 땐 돕기가, 정치가 너무 시끄러워 멀리서 응원하겠다' 정도로 끝났다"고 했다.
이어 "그 다음에 (지난 3월 전남 순천만) 정원박람회 때 한번 봬서 식사를 같이 했고, 북쪽(북한) 이야기를 또 많이 나눴다. 제가 북쪽에 인도적인 지원(결핵 퇴치 등)을 몇십번 갔지 않나. 몇달 전에 후속으로 '한번 들어오라'고 해서 세번밖에 만난 적이 없다"며 "지금도 가서 대화를 나누고싶은데 언론 때문에 어렵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지시받는다'? 김한길 위원장과 잘 아는 사이이지만 다 해봐야 5번 전화한 것밖에 없는데 제가 갑자기 거기에서 조종받는다고 신문에서 오보를 해서 굉장히 조심스러워졌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는 비(非)정치인 출신에 공감대가 있다며 "하고싶은 말 다했고 앞으로도 주어지면 할 거고 당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인 위원장은 윤 대통령 측근, 당 지도부, 텃밭 중진을 향한 총선 험지 차출 권고에 관해선 "쓴 약을 벌써 많이 제시했고 바깥 뿐만 아니라 안에서 굉장히 괴로워하는 것 같다"며 "어떤 의미에선 (혁신안보다) 권고가 더 무섭다. 우리가 다 공감하고, 대한민국 사람들은 머리가 좋아서 어떻게 가야되는지 알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또 이 전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당에서 손 떼라'는 요구를 꺼낸 데 대해 "대통령이 많이 변했다. 국회에 가서 연설하는 것 보니까"라면서도 "(당을) 개혁·혁신하러 온 사람인데 대통령 위에 올라가서 '이런 거 틀렸소, 이렇게 하시오 마시오' 하는 건 월권이다. 그건 유교 문화가 아니라 전 세계의 문화에 맞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당이 대통령의 얼굴이고 당 지도자는 말할 것도 없다"며 "그분들이 적절하게 행동해야 되고 그 다음에 '대통령을 찾아가서 말을 함부로 못한다'는 건 대통령 문제가 아니다. 그분들이 알아서 판단하고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문 잠가놓고 할 얘기가 있다. 점잖아야 된다. 사람이 정도를 가야된다"고 했다.
나아가 갈등지향적 정치상황을 두고도 "정치 모르시는 분을 누가 대통령으로 시켰나. 민주당이다. 결국 우리나라에서 제일 안타까운 건 '못한 정부 반대' 투표를 받는 거다. 이젠 잘하는 쪽이 투표를 더 받아야 한다"며 "싸우는 것도 내부적으로 문 닫아놓고 싸우는 건 괜찮은데 너무 시끄럽고 소모전이 많다"고 비판했다.
한편 인 위원장은 오는 8일 대구 방문을 계기로 홍준표 대구시장을 만나기로 했다. 그는 "홍준표 시장님 그분도 재밌다"며 "옳은 비판도 많이 한다. 열려 있다"고 했다. 또 "민심을 들어야 해 대구에 가서 학생들을 보고, 시장님 만나고, 오후엔 서울 올라와서 김대중(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행사에서 축사를 또 한다"고 전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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