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아웃"… 에코프로 2형제 `高高`
에코프로·비엠 약 30% 폭등
전문가들 "호텔신라·SKC 등
공매도 잔고 큰 종목에 주목"
에코프로 그룹주에 공매도 전면금지는 즉석 특효약이었다. 공매도 금지 첫날인 6일 그룹 계열사들의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에코프로 그룹주는 그간 공매도 잔고가 쌓여 주가 하락 공포에 시달렸다. 공포감이 누그러지면서 주가가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에코프로비엠은 가격제한폭인 30% 오른 29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코프로 주가는 지난달 18일 이후 13거래일 만에 80만원대에 올라섰다.
최근 주가가 50만원대까지 내렸던 에코프로 역시 이날 29.98% 상승해 82만8000원으로 상한가에 장을 마쳤다.
이들을 필두로 한 이차전지 종목들이 공매도 세력의 주요 타깃이었던 만큼 공매도가 전면 금지되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돌아온 영향이다.
지난 1일 기준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고는 약 1조97억원 규모로 코스닥 시장 내 상위 1위다. 공매도 비중은 시가총액(15조8970억원) 대비 6.35%에 달했다. 연초 540억원 수준이었던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고액은 지난 5월 처음으로 1조원을 넘은 데 이어 지난 7월 중순엔 1조3753억원까지 불어났고 이후에도 1조원이 넘게 유지됐다.
에코프로비엠의 공매도 잔고도 약 9682억원으로 코스닥 시장에서 두번째로 비중이 높다. 공매도 비중 역시 5%가 넘었다. 이는 공매도가 가능한 코스닥 종목 중에서 각각 3번째, 13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공매도 거래 기준 상위권을 차지했던 이차전지주들은 이번 공매도 금지 조치의 수혜주로 꼽힌다. 지난 3일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포스코퓨처엠이 555억원으로 공매도 거래대금 1위였고, LG에너지솔루션으로 433억원으로 2위를 기록했다. 코스닥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의 공매도 거래대금이 73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에코프로(649억원)와 엘앤에프(242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날 포스코퓨처엠도 29.93%로 상한가를 찍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2.76%, 엘앤에프는 25.30%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POSCO홀딩스는 19% 이상 올랐고 포스코DX는 27% 폭등했다.
정부는 이날부터 내년 6월 말까지 코스피·코스닥·코넥스 등 국내 증시에 상장된 모든 종목의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다고 지난 5일 발표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 2020년 코로나19 위기에 이어 네 번째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팔았다가 나중에 주가가 내리면 싸게 사서 갚아 이익을 내는 투자 기법이다. 자금력을 가진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주로 활용하는 투자기법으로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주가 하락의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공매도 금지의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코스닥150 선·현물 가격 급등으로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전 9시 57분에 코스닥시장 프로그램 매수 호가 효력을 정지시키는 사이드카를 발동하기도 했다. 코스닥시장 사이드카 발동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수가 폭락하고 난 뒤 급반등세를 보이던 2020년 6월 이후 3년 5개월 만이다.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으로 공매도 잔고 비중이 큰 종목들을 주목하라고 제시했다. 숏커버링(공매도 상환을 위한 환매수)이 들어와 주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전망에서다. 이날 에코프로에도 외국계 증권사 추정 물량이 매수세를 유지해 숏커버링 성격의 매물이 들어온 것으로 예상된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코스피 시장 차입 공매도 누적 거래대금의 70% 이상을 기록한 공매도 주체는 외국인 투자자"라며 숏커버링이 확대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지난 5월 숏커버링이 국내 증시에서 나타난 적이 있는데 당시 코스피 차입 공매도 잔액이 연초 수준까지 하락했다"며 "특히 최근 1개월, 3개월 간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고 비율이 오히려 높아진 종목의 숏커버링 효과가 확대될 수 있다"고 전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 특정 이슈로 인해 공매도 잔고가 많이 쌓였던 종목들이 단기적으로 가장 빠르게 움직일 것"이라며 "호텔신라, SKC, 롯데관광개발, HLB, 엘앤에프 에코프로 등이 반등 가능하다"고 꼽았다. 다만 "단순 낙폭 과대에 따른 숏 커버 종목은 수급 재료가 사라지면 다시 조정을 보일 공산이 크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공매도 규제에 의한 종목의 반등은 펀더멘털(기초여건)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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