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장관 “북한 ‘미사일공업절’ 지정, 김주애 등장과 무관치 않아”
북 군사정찰위성 ‘엔진 발사 점검’ 지속 중
“러시아 기술 지원으로 보완 시 발사할 것”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6일 “북한이 11월18일을 ‘미사일 공업절’로 지정했다고 발표한 것은 김주애 등장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주애가 (김정은 국무위원장) 후계자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주애는 김 위원장의 딸이다.
통일부 장관 등 정부 당국자가 공개적으로 김 위원장 딸 이름을 “김주애”로 호칭한 적은 없었다. 정부 차원에서 김 위원장 딸 이름을 김주애로 공식 확인한 것은 아니라고 통일부 측은 밝혔다.
김 장관은 ‘미사일 공업절 지정과 김주애 등장은 어떤 맥락인가’라는 질문에 “지난해 11월18일 김주애가 처음 나왔다”며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봐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김주애는 지난해 11월18일 김 위원장의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 참관 현장에 동행하며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은 당시 발사가 성공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상무회의에서 11월18일을 미사일 공업절로 제정했다고 전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 장관은 또 “한 가지 더 주목해야 할 것은 김정일 때 오진우가 무릎 꿇고 했던 장면이 박정천이 김주애에게 무릎 꿇는 장면으로 똑같이 되풀이되고 있다”며 “김주애가 후계자임을 열어 놓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군 최고 계급 ‘원수’인 박정천 노동당 군정지도부장이 지난 9월 정권 수립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김 위원장 옆에 앉은 김주애에게 무릎 꿇고 귓속말하는 장면이 포착된 바 있다.
김 장관은 김주애의 지속적인 등장에 대해 “(김 위원장이) 결국 세습을 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 보여주기 위해 계속 데리고 나온다고 봐야겠다”며 “세습 의지를 계속 강조하는 것은 북한 내부 상황이 그만큼 좋지 않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장관은 그러면서 “북한 정권이 유지되려면 뭔가 성과가 있어야 한다”며 “성과 정당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김주애를 등장시켜서 세습 의지를 강조함으로써 주민이나 엘리트들의 충성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달로 공언했지만 이뤄지지 않은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 시점은 러시아의 위성 기술 지원이 관건이라고 김 장관은 밝혔다. 그는 “발사 지연 이유 중 하나가 러시아로부터 기술 지원을 받는 것과 연결돼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그러면서 “북한이 엔진 발사 장치 점검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술 지원을 통해 보완이 이뤄졌다고 판단되면 발사를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월 북·러 정상회담 개최를 계기로 러시아의 위성 기술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김 장관은 통일·대북정책의 우선순위와 관련해 “제일 주요한 게 원칙 있는 남북관계를 추진해나간다는 것”이라며 “두 번째가 북한 인권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인권과 관련해 “12월 중 북한인권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조만간 북한 경제·사회 실태보고서를 발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 말 제1회 북한이탈주민(탈북민) 취업박람회를 개최한다고도 했다.
김 장관은 “현재 제대로 진행되지는 않지만 북한과의 교류, 인도적 지원 여건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그런 방향으로 노력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남북 ‘강 대 강’ 대립이 계속되며 대화·교류·협력은 중단된 상태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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