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꼬치 가게서도 칭다오 안팔려요”…수입맥주 1등은?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lee.sanghyun@mkinternet.com) 2023. 11. 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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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맥주 수입량, 노재팬 때보다 1600배↑
‘오줌 맥주’ 논란 칭다오, ‘애물단지’ 전락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마련된 일본 맥주 판매대에 아사히 브랜드 제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올해 3분기 국내 가정용 맥주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수입맥주가 일본의 아사히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재팬(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한창일 때보다 최근 수입량이 1600배 가까이 증가했는데 중국 칭다오의 빈자리마저 채워나가는 분위기다.

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 7~9월 아사히의 매출은 841억18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소매점 매출에서 아사히의 점유율은 7.44%인데 카스(37.89%)와 테라(10.67%)에 이어 종합 3위를 기록했다. 수입맥주 중에선 1위다.

아사히 브랜드를 국내에 유통하는 롯데아사히주류는 지난 5월 신제품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 일명 ‘왕뚜껑 생맥주’를 출시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되살아난 일본 여행 수요 등이 맞물리면서 연중 가장 성수기인 3분기 시장에서 성과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9월 한 달 동안 일본 맥주 수입량만 살펴봐도 노재팬이 한창이던 2019년과 차이가 크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를 살펴보면 2019년에는 수입량이 4.2t, 수입액이 6000달러에 그쳤는데 올해 9월에는 6691.2t을 수입, 수입액이 576만2000달러에 달했다.

아사히 맥주의 인기는 관련 업계에서도 십분 인지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가 국내에 출시된 지 반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수도권 등 도심에서는 재고를 구하기 어렵다”며 “강원, 충청 등 비수도권에서만 재고가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성수기인 여름철이 지나고도 일본 맥주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는 것과 달리 중국 맥주들은 최근 제대로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께 중국 칭다오 맥주 생산공장에서 ‘위생 논란’이 불거진 뒤 칭다오는 물론, 하얼빈 등 타 중국 맥주 브랜드까지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서울 시내 한 마트에 칭다오 맥주가 진열되어 있는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중국 핑두시 공안 합동조사팀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하역 인부 1명이 칭다오 맥주 제3공장에서 원료가 쌓여있던 곳에 소변을 보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 장면이 차량 블랙박스에 녹화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하면서 국내외에서 연일 비판이 나오는 상황이다.

문제를 일으킨 인부가 현지 공안에 구금되고, 또 칭다오 브랜드를 국내에 들여오는 수입사 비어케이가 곧바로 “수출용 제품은 다른 공장에서 만든다”고 해명을 내놨지만, 논란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칭다오가 중국 맥주의 대표격으로 인식되는 상징성 때문이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가정용 채널에서도 벌써 판매 추이가 변화하고 있지만, 식당가가 받는 타격이 더 클 것”이라며 “양꼬치 전문점이나 마라탕 가게 등 칭다오 매출이 많았던 가게에서 카스, 테라 등 국산 맥주만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식당에서 잘 팔리지 않거나 재고가 남는 술은 통상적으로 도매상들이 다시 회수해가지만, 이번엔 도매상들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창고마다 재고가 과도하게 쌓여 자영업자들에게 환불을 못 해주는 도매업체도 더러 있다”고 귀띔했다.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 주요 유통채널에서는 칭다오 매출이 크게는 40%까지 떨어진 곳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칭다오 만큼 뚜렷한 변화는 없지만, 오비맥주가 들여오는 하얼빈도 4분기 시장에서 일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맥주의 인기로 모처럼 호실적을 기대 중인 롯데아사히주류와 달리 칭다오를 국내에 들여오는 비어케이는 영업손실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비어케이는 지난 2017년부터 줄곧 1000억원대 매출을 유지해왔으나, 올해는 예년 수준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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