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쇄신 전면등판 "창업 때처럼 완전 책임"

최우영 기자 2023. 11. 6.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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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카카오 쇄신위원회 위원장 맡기로…"우리 더 이상 스타트업 아냐"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지난달 23일 오전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전면에 나서 최근 내우외환에 시달리는 카카오 공동체의 쇄신 책임지기로 했다. 그동안 스타트업 정신에 입각해 계열사별 자율경영을 추진해온 방침이 오히려 리스트 관리에 '독'이 됐다는 판단 아래 자신이 직접 책임지고 사회적 눈높이에 맞는 카카오를 재건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 경영쇄신위원회 위원장 '김범수'
카카오는 6일 오전 경기 판교 카카오아지트에서 김범수 센터장 등 20여명의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2차 공동체 경영회의를 열고 '경영쇄신위원회'를 출범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위원장은 김범수 센터장이 직접 맡고, 주요 공동체 CEO(최고경영자)가 참여하기로 했다. 경영쇄신위원회는 최근 카카오가 겪고 있는 위기를 극복할 때까지 카카오 공동체 전체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는다.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모빌리티의 과도한 가맹택시 수수료 및 분식회계 논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의 시세조종 의혹 △카카오VX의 스타트업 서비스도용 의혹 △전현직 경영진의 스톡옵션 행사 등 도덕적 해이 등 각종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관련 수사 및 정부의 조사, 후속 규제 등이 예고되고 주가는 고점 대비 70~80%씩 떨어지며 주주와 국민들의 우려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 날 회의에서는 '준법과 신뢰위원회' 설치, 운영에 대한 공유 및 논의를 진행했다. 아울러 가맹택시 수수료를 비롯한 카카오모빌리티 쇄신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수수료 체계 전면 개편을 위한 택시 단체들과의 긴급 간담회를 준비 중이다. 주요 택시단체 등과 일정을 조율중이며, 이 자리에서 수렴된 의견을 바탕으로 전면적인 수수료 체계 개편에 나설 계획이다.
김범수 "우린 더 이상 스타트업 아냐"
판교 카카오 아지트. /사진=뉴시스
그동안 카카오 공동체들이 갖춰온 자율·독립경영 방침오 전면 수정이 예고됐다. 카카오 계열사들은 본사의 통제를 상대적으로 덜 받는 경영체계를 갖춰왔는데, 이 같은 방침이 오히려 각 계열사가 '실적 지상주의'에 매몰돼 각종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는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 이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범수 센터장은 회의에서 공동체 CEO들에게 "지금까지 각 공동체의 자율과 책임경영을 위해 권한을 존중해왔지만, 창업자이자 대주주로서 창업 당시의 모습으로 돌아가 위기 극복을 위해 앞장서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이해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발로 뛰며 소통하겠다" 고 밝혔다.

김 센터장은 "카카오는 이제 전 국민 플랫폼이자 국민 기업이기에, 각 공동체가 더 이상 스스로를 스타트업으로 인식해선 안된다"며 "오늘날 사회가 카카오에 요구하는 사회적 눈높이에 부응할 수 있도록 책임 경영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부 힘 빌린 감시기구·창업자 핸들 쥔 쇄신위원회 '투트랙'
김소영 전 대법관. /사진=뉴스1
한편 카카오는 지난 3일 카카오 관계사의 준법·윤리경영을 감시할 외부 기구인 '준법과 신뢰 위원회' 위원장으로 김소영 전 대법관을 위촉했다. 위원회를 출범할 당시 김 센터장은 "나부터 준법과 신뢰 위원회 결정을 존중할 것이며 그렇지 않은 계열사들의 행동이나 사업에 대해선 대주주로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책임을 묻겠다"고 힘을 실어줬다.

'준법과 신뢰 위원회'의 활동에는 카카오 주요 관계자도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김 센터장이 힘을 권한을 대폭 실어준 외부기구와, 김 센터장이 직접 책임지고 쇄신을 이끄는 내부기구의 투트랙으로 카카오의 체질개선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셈이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 교수는 "카카오가 그동안 플랫폼 기업의 특성상 오픈 이노베이션 형태로 외부의 혁신 스타트업을 영입해 느슨한 협의체 형태로 이 같은 체계를 유지해 오다보니 최근의 여러 계열사별 문제가 불거졌을 때 완전한 통제가 불가능했다"며 "김 센터장의 메시지는 카카오 우산 아래 모인 자회사들을 앞으로 좀 더 강하게 컨트롤하려는 노력을 해보겠다는 뜻"이라고 바라봤다.

최우영 기자 yo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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