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첨 기쁨은 잠깐, 분양가 감당은 평생”…금리 올려줘도 청약통장 인기 ‘뚝뚝’
작년 6월 이후 15개월 연속 감소세
분양가상한제 폐지 고급리 영향
최근에는 고금리·고분양가에 분양시장 경쟁률이 주춤하는 가운데 청약통장 가입자도 눈에 띄게 줄고 있다. 당첨이 돼도 높은 분양가를 감당할 자신이 없고 입주 후 집값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전국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724만8358명으로, 전달 대비 1만8515명 줄었다. 이는 주택청약종합저축·청약저축·청약부금·청약예금 가입자를 합산한 수치다.
2015년 9월 1일부로 시행된 청약통장 일원화에 따라 현재 신규 가입은 주택청약종합저축만 가능하다. 나머지 3종은 기존 가입자만 유지 여부를 정할 수 있다.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지난해 6월부터 1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4월 2857만3172명, 5월 2859만7808명, 6월 2859만9279명까지 늘었던 가입자 수는 7월부터 감소하기 시작, 1년 3개월동안 총 135만921명이 이탈했다.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꺾인 시기는 거래량이 급감한 때와 맞물린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022년 6월 1063건에서 한 달 만에 644명으로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7월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직전(5월) 1.75%에서 2.25%로 0.5%포인트 올렸고, 미국은 6월과 7월 모두 0.75% 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며 긴축에 속도를 낸 바 있다.
다만 기준금리가 올해 1월부터 3.5%를 유지하면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올해 1월부터 네 자릿수를 회복했다. 3월부터는 줄곧 3000건대를 기록 중이지만, 청약통장 가입자 이탈은 계속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월 주택청약저축 금리를 연 2.1%에서 2.8%로 인상한다고 발표했지만 이탈은 계속됐다.
청약통장 가입자 유출이 지속되는 이유로 높아진 분양가격이 지목된다. 올해 1·3 대책으로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 4개구를 제외한 전 지역이 분양가상한제 적용 등 규제지역에서 해제된 이후 신규 분양가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례로 지하철 1호선 외대앞역세권에서 순차 분양한 3개 단지의 시기별 평(3.3 ㎡)당 분양가를 보면, 4월 휘경자이디센시아 2930만원, 8월 래미안라그란데, 3300만원, 10월 이문아이파크자이 3500만원 안팎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앞서 분양한 2개 단지는 일반분양 평균 경쟁률이 각 51.7대 1, 79.1대 1로 모두 1순위 마감된 반면, 이문아이파크자이는 17대 1로 크게 줄고 일부 평형은 2순위에서야 마감됐다.
분양가 외에도 올해 3월부터 시행된 분양권 전매제한 완화가 실거주 의무 폐지 입법 미비로 사실상 무력화된 점도 청약시장 분위기 변화의 이유로 꼽힌다. 현행 실거주 2년 의무가 유지되면 투기수요는 물론, 서민 아파트 매입의 주된 방식인 ‘전세 낀 매매’가 불가능해 자금 여력이 부족한 실수요 유입도 차단된다.
그러나 계획적으로 청약을 준비하고 자금을 마련해 온 실수요자의 당첨 가능성을 높여 청약제도의 기본 취지를 잘 살리는 효과가 있다.
아울러 올 초만 해도 시장에 만연했던 ‘조만간 금리 인하 기대’가 ‘고금리 장기화 관측’ 우세로 돌아서면서 부동산 시장이 다시 냉각 조짐을 보이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8월 3852건에서 9월 3362건으로 줄었고, 매도물량은 8만452가구(11월 3일 아실 기준)로 역대 최대치로 증가세인 걸 감안하면 10월, 적어도 11월부턴 거래량이 반등하긴 어렵다는 게 현재 시장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정부가 정책대출을 축소한 여파도 수요자들의 분양시장 이탈을 자극하고 있다. 올해 1월 말 출시돼 9억원 이하 주택에 최장 50년 동안 최대 5억원을 빌려주던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은 9월 말 판매 중단됐다. 6억원 이하 주택에 적용되는 특례론 일반형 역시 이달 3일부터 적용 금리가 0.25% 포인트 상향됐다.
정성진 어반에셋매니지먼트 대표는 “분양가 인상 속도가 가팔라지고 금융부담 비용도 늘어나다 보니까 수요층에 있어서 분양가 민감도가 굉장히 높아진 상황”이라며 “청약통장 해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청약시장 매력도 외에도 가계사정이 요즘 어려워져 묵혔던 돈을 꺼내 쓰는 영향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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