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주공 재건축' 두번할 사업비 회수는?…'감산' KF-21, '분양'될까
한국형 전투기 KF-21의 초도생산물량을 기존 군 계획인 40대에서 20대로 줄여야 한다는 내용의 사업 타당성 조사 보고서를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오는 7일 정부에 공식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성공의 불확실성'이 KIDA가 주장하는 KF-21 감산의 배경으로 전해졌다.
KF-21 감산이 실현되면 대당 생산비용은 비싸져 18조원이 들어가는 KF-21 사업의 사업비 회수방안인 수출의 경쟁력이 약화한다는 우려도 일각에서 나온다. 반면 KIDA는 KF-21 초도 생산물량 감산에 따른 안보 공백 우려를 군이 제기하고 있음에도 보고서 제출에 나설 예정이다. KIDA는 구체적 배경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초도물량 40대야말로 안보 리스크라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6일 복수의 안보 분야 소식통들에 따르면 국방부 산하 공공기관 KIDA는 KF-21 초도 양산에 대한 사업타당성 조사를 문재인 정부 때인 2021년 취임한 김윤태 KIDA 원장 결재를 거쳐 오는 7일 방위사업청과 기획재정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KIDA는 국가예산 심의 부처인 기재부 지침인 국방사업 총사업비 관리지침에 따라 국방획득사업 사업타당성조사 총괄기관 역할을 맡고 있다. 아울러 KIDA는 국회 국방위원회 측과도 사업타당성 조사 결과를 보고할 일정을 조율중이다. KIDA 측은 KF-21 사업의 성공 가능성이 불확실하고, 기술적 완성도가 아직 성숙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이 같은 견해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생산물량 감축의 구체적 사유에 대해서 KIDA 측은 "군사 비밀과 관련돼 있어 답변이 제한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업비가 18조원을 넘어 '단군 이래 최대 무기 개발사업'으로 회자되는 KF-21은 방위사업청이 공군의 노후 기종을 대체할 전투기 120대를 마련하는 사업으로 기체 개발과 제작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맡고 있다.
3590가구 규모 아파트 단지를 허물어 5000가구 규모로 새로 짓는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불리는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재건축사업비가 9~10조원 규모(공사비·이주비·중도금 대출 등 합산)로 알려진 것을 감안하면 강남 금싸라기 땅에 아파트를 1만채 새로 지을 막대한 돈이 공군의 전투기 교체에 투입되는 셈이다.
KF-21은 공군의 영공 수호 능력을 더욱 튼실하게 하는 방안일 뿐 아니라 국내 항공업계 중흥의 발판으로도 여겨졌다. 재건축 사업이 일반 분양을 통해 사업비를 마련하듯 KF-21 사업비 회수는 해외 판매가 방편으로 거론돼 왔다.
하지만 KIDA의 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방산업계는 긴장에 휩싸였다. KAI와 500여개 협력업체들은 초도 생산물량에 맞춰 선투자 시설·생산라인 구축에 나선 상태였는데 대수가 변동되는 돌발 변수가 벌어질지 방산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KF-21 생산에 관련된 업체들은 40대 물량을 기준으로 재료비 등 협상도 추진해 왔다. 방산 업계 일각에선 "계획변경이 국민의 혈세 낭비"라는 주장도 제기한다.
KIDA의 보고서대로 감산할 경우 KF-21의 대당 생산 단가는 기존 예상된 700억~800억원에서 1000억원 초중반대 수준까지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KF-21과 달리 스텔스 기능을 갖춘 미국 전투기 F-35A의 대당 가격이 946억원 수준이다. KF-21의 유지 보수 비용이 F-35A보다 저렴하더라도 가격 경쟁력이 후퇴하는 결과가 예상된다.
앞서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 3일 KF-21 초도 양산 계획과 관련해 "예산 당국인 기획재정부를 설득하고 예산 증액 부분에 있어 확고하게 여야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의원들에게 설명할 것"이라고 했다. 엄동환 방사청장은 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 "공군과 방사청, (체계개발) 업체), 그리고 이 분야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많은 이들이 현재의 양산 계획이 타당하다고 판단"한다고 답했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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