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매장에 파도가'…전세계 유일한 LGD 전략사업 존재감

백유진 2023. 11. 6.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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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매장에 '투명 OLED 테이블' 적용
산업 협업 늘리고 생태계 확장해 시장 개척
/그래픽=비즈워치

LG디스플레이가 신시장인 '투명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낸다. 스타벅스 등 타 산업과의 협업을 늘리고, 업계 차원의 지원 활동을 활성화해 투명 OLED 생태계를 구축·확장한다는 목표다. 이는 4분기 흑자 전환에도 힘을 실을 전망이다.

스타벅스 매장에 파도가 '출렁'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스타벅스 더여수돌산DT점에는 55인치 투명 OLED 12대를 이어 붙인 8m 길이의 초대형 '투명 OLED 테이블'이 적용돼 있다. LG디스플레이와 스타벅스는 고객이 전에 없던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혁신적인 공간을 구현하기 위해 카페 인테리어의 핵심 요소인 메인 테이블에 투명 OLED를 접목했다.

여수 스타벅스 매장에 적용된 투명 OLED 테이블./사진=LG디스플레이

투명 OLED는 화소 스스로 빛을 내는 OLED의 장점을 극대화한 기술이다. 기존 LED보다 발열이 적어 실내 사용에 적합하고, 특수 강화유리를 적용해 하중도 안전하게 견딜 수 있다. 창문이나 벽, 바닥 등 어디든 적용 가능해 한정된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투명 OLED 테이블은 매장 1층 중앙에 배치돼 있어 고객이 입장하는 순간부터 볼 수 있다. 파도가 출렁이는 영상을 투명 OLED의 선명한 화질로 구현해 매장 안에서도 마치 바닷가에서 커피를 마시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음료잔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면 센서가 반응해 잔 주변으로 물결이 일렁이는 효과도 연출했다.

그 결과 스타벅스 더여수돌산DT점은 오픈 열흘 만에 누적 방문객이 2만명을 돌파했다. 평일에도 하루 평균 2000여명이 찾는 등 지역 명소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더여수돌산DT점은 스타벅스 코리아가 추진하는 '더(THE) 매장' 중 한 곳이다. 더 매장은 '커피가 아니라 문화를 판다'라는 콘셉트로 매장 자체를 명소화하는 전략을 기반으로 한다.

여준호 LG디스플레이 솔루션 CX 그룹장(상무)은 "투명 OLED만의 무한한 확장성을 기반으로 다양한 이종 산업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지속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수 스타벅스 매장에 적용된 투명 OLED 테이블./영상=LG디스플레이

2030년 '12조' 시장 잡아라

투명 OLED는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도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투명 OLED 시장은 오는 2025년 3조원, 2030년에는 12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아직 사업을 본격화한 기업이 많지 않아 산업 생태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까지 투명 OLED를 양산하는 곳은 전 세계에서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19년 세계 최초로 55인치 투명 OLED 양산에 성공한 이후, 현재까지도 홀로 투명 OLED를 양산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스타벅스를 시작으로 다양한 산업과의 협력을 통해 투명 OLED 생태계를 확산시킨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기존 55인치 투명 OLED에 이어 향후 77인치, 30인치 등 라인업 확대를 통해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힐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 열차 창문용 투명 OLED 솔루션./사진=LG디스플레이

최근 떠오르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도 적극 공략한다. 투명 OLED는 유리창과 디스플레이의 기능을 동시에 제공해 차량 내외부에 적용할 수 있어 확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올 초 미국에서 열린 IT·가전 전시회 'CES 2023'에서도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도할 혁신 기술로 투명 OLED를 소개한 바 있다. 당시 LG디스플레이는 2025년 이후 차량에서도 투명 OLED를 상용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디스플레이 업계가 손을 잡고 투명 디스플레이 신시장 개척과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나서면서, LG디스플레이의 투명 OLED 사업에도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지난 1일 '투명 디스플레이 산업 협의체'를 발족하고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과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의체에는 LG디스플레이, APS 등을 비롯해 투명 디스플레이 패널 및 소재‧부품‧장비 기업과 세트, 콘텐츠 기업이 참여했다. 이들은 투명 디스플레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내수시장을 내실화하고 해외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협력할 예정이다.

이동욱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부회장은 "앞선 기술이 반드시 시장의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며 "시장 개척과 수출 확대에 대한 체계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4Q 적자에 한 몫 할까

투명 OLED 사업 확장은 지난해부터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LG디스플레이의 실적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2분기 적자 전환 이후 올 3분기까지 총 6개 분기 동안 4조7653억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안에 적자 탈출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 콜(전화회의)에서 김성현 LG디스플레이 CFO(최고재무책임자) 전무는 "올해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도 사업구조 고도화와 원가 혁신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며 손익을 단계적으로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방 산업의 패널 재고 조정이 완화되고, 연말 성수기 수요 대응을 위한 중대형 제품과 모바일 신제품 패널 출하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4분기에는 흑자 전환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래픽=비즈워치

 

백유진 (by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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