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괜찮았는데" 박현종 bhc 회장, 지주사 대표 전격 해임된 배경은

류난영 기자 2023. 11. 6.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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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GGS 이사회 "bhc 브랜드 강화 조치"…차영수(MBK 부사장) 대표에
임금옥 bhc 대표이사도 해임…1970년생 이훈종 bhc 대표 신규 선임키로
[서울=뉴시스] 박현종 bhc치킨 회장. (사진 제공=bhc)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박현종 대표이사 회장이 bhc그룹 지주사인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GGS) 대표이사에서 돌연 해임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GGS 이사회는 이번 박 회장의 지주사 대표직 해임에 대해 '악화된 경영 환경'을 사유로 꼽았다.

하지만 외식 업계에선 박 회장이 취임 이후 치킨 경쟁사 BBQ와의 오랜 손해배상 소송전 등으로 구설수에 휩싸이면서 기업 이미지에 영향을 끼친 점을 이번 전격 인사의 배경으로 보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GS 이사회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박 대표이사 회장을 제외한 출석 이사 만장일치로 GGS 대표이사 변경을 결의했다.

신임 GGS 대표이사에는 GGS 등기임원인 차영수 사내이사(MBK 부사장)가 신규 선임됐다.

특수목적법인(SPC)인 GGS는 MBK파트너스 자회사이자 bhc그룹의 지주사다.

GGS는 bhc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GGS의 주요 주주로는 ▲해외 기간 투자사(51%) ▲사모펀드 MBK파트너스(40%) ▲박현종 bhc 회장 겸 GGS 대표이사(9%) 등이 있다.

박 회장은 지주사 대표직에서는 물러나지만 사내이사직은 유지된다.

GGS 이사회 관계자는 "악화하는 외부 경영 환경에 맞서 GGS 및 자회사 bhc의 기업 명성 및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고 지속성장성을 추구하며 글로벌 수준의 기업 거버넌스 및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bhc의 매출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던 터라 업계에선 의아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지난해 bhc의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6.4% 상승한 5075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18억원으로 7.8% 줄었으나 타 외식 경쟁사와 비교해서는 양호한 편이다.

일각에선 박 회장이 취임 이후 경쟁사인 BBQ와의 대규모 손해배상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이에 대한 이미지 실추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앞서 박 회장은 기업 인수합병(M&A) 전문가로 2012년부터 제너시스BBQ 글로벌 대표로 재직하며 BBQ의 해외 사업을 맡아왔다.

이후 BBQ는 부채가 814억원에 달할 정도로 재무구조가 나빠지자 2013년 bhc를 미국 시티그룹 사모펀트인 로하튼에 매각했다.

박 회장은 BBQ가 bhc를 사모펀드에 매각한 이후인 2013년 6월 bhc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2013년엔 bhc 대표이사로 선임돼 2017년 회장 자리에 올랐다.

박 회장은 bhc로 자리를 옮긴 후 BBQ와 오랜 '치킨 게임' 소송전을 펼쳤다. 국정 감사에도 여러 차례 불려나갔다.

박 회장은 경쟁사인 BBQ의 내부 전산망 불법 접속 혐의로 2심에서 유죄를 선고 받았다. 지난해 6월 서울동부지법은 박 회장에 대해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박 회장은 2015년 7월 불법으로 습득한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BBQ 내부 전산망에 접속해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당시 박 회장은 BBQ를 퇴사한 상태로 BBQ 경쟁사인 bhc 최고경영자 신분이었다.

아직 대법원 최종 판단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최종 판결에서 승패를 떠나 이미 타격을 입은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시키기는 쉽지 않다는 게 대주주 측 입장이다.

사모펀드 MBK 관계자는 "BBQ와의 소송은 박 회장의 개인 소송인데도 불구하고 회사 간 소송으로 비추어지면서 bhc 브랜드 이미지가 영향을 받았다"며 "이로 인해 박 회장에 대한 '오너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적이 좋다고 하는 것은 매출 1조원을 돌파 했기 때문인데, 그룹 계열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의 호실적 덕분이지 치킨 브랜드 bhc 단일 기준으로 좋았기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다"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영업이익이 하락하고 있어 실적 문제도 거론됐다"고 말했다.

한편 GGS 이사회는 bhc 대표이사 변경안도 발의해 1960년생 임금옥 bhc 대표의 해임과 1970년생 이훈종 사내이사의 대표이사의 선임을 결의했다. bhc 대표이사 변경은 8일 bhc 이사회 결의를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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