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소비자 속 '알리'없는 韓쇼핑몰

박창영 기자(hanyeahwest@mk.co.kr) 2023. 11. 6.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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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비자가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직접 구매하는 '중국 직구'는 2019년 약 6000억원에서 올해 1~3분기 2조2000억여 원으로 확대됐다. 이 기간 미국 등 전체 지역을 아우르는 직구가 1조1000억여 원 증가한 것을 보면, 중국 직구가 전체 직구 시장 성장 속도를 앞지르고 있는 셈이다.

중국 제품에 대한 일각의 거부감에도 중국 직구가 급증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중국 직구' 기획 기사를 준비하며 소비자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대다수는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 온라인몰에서 저급한 물건이 배송될 수도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

실제 그런 상품을 받아본 경험이 있는 소비자조차 알리에서 재구매하는 이유는 '파격가'에 있다. 로봇청소기와 전동칫솔처럼 비교적 고가의 전자제품을 3000원대에 살 수 있는데, 리스크를 한번 감수할 만하다는 것이다. 조악한 제품이 오면 '그럴 줄 알았다'며 한숨 쉬고 말 정도의 저렴한 가격이고, 의외로 괜찮은 상품이 배송되면 '득템'했다며 인증샷을 올리게 되는 '쇼핑의 즐거움'이 있다는 것이다.

사실 한국 경제 측면에서 보자면 중국 직구의 부상은 미국 직구가 한창 인기를 끌던 몇 년 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위기다. 애초 미국 직구가 블랙프라이데이 등 지역 쇼핑 축제에 TV 등 고가 제품을 합리적 가격에 살 수 있는 경로로 각광받았다면, 현재 중국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고가품은 물론 양말, 티슈 등 일상용품을 빈번히 구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제조업과 유통업이 전반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외국인이 우리 쇼핑몰에서 직접 구매한 역직구(직판)가 급감하고 있는 것도 우려되지만, 더 큰 문제는 국내 소비자의 마음이 점점 자국 온라인 쇼핑에서 떠나고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한국 쇼핑몰의 일부 판매자는 알리에서 저가품을 조달해 프리미엄을 붙여 판매하는 행태로 소비자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소비자에게 '쇼핑의 즐거움'을 주기 위한 국내 이커머스의 경쟁력 제고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박창영 컨슈머마켓부 hanyeahwest@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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