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앤에프, 실적부진 속 투자확대 계획 세우는 이유

김민성 2023. 11. 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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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재 수요부진 속 3Q 영업익 148억…전년비 85%↓
'2026년 매출 24조' 달성 위해 배터리소재 투자 확대
/그래픽=비즈워치

엘앤에프가 3분기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전기차 시장 불황이 지속되면서 양극재 수요가 줄어든 것이 원인이다.

4분기 전망도 어둡다. 원자재 가격 하락과 전기차 수요 둔화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엘앤에프는 실적 둔화에도 불구하고 2026년 매출 24조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수요 둔화에 부딪힌 성장세

엘앤에프가 올 3분기 매출 1조2554억원, 영업이익 148억원을 거뒀다고 6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85% 급감했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 역시 37.8% 감소한 565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전분기와 비교하면 내실은 키웠다.  

엘앤에프 실적 / 그래픽=비즈워치

이는 증권가 컨센서스(전망치)를 밑도는 수치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엘앤에프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1조3153억원, 211억원으로 예상했다. 

엘앤에프는 원재료 가격 하락과 전기차 등 전방 수요 감소가 실적 악화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전기차 수요 위축으로 엘앤에프의 주력 양극재 제품인 NCM(니켈·코발트·망간)523과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90의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더해 리튬 등 원재료 가격이 하락하면서 양극재 판매 단가도 하락하면서 이익이 감소했다. 양극재 업체들은 제품 가격에 원재료 가격을 연동시킨다. 원재료 가격이 비싼 상태라면 양극제 가격도 올라간다.

다만 양극재 제조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현재 출하되는 양극재는 과거에 비싸게 구입한 원재료로 생산한 제품이다. 최근 리튬 가격이 저점을 기록하면서 양극재 가격도 하락한 상태다. 엘앤에프 등 양극재 업체들 입장에선 과거 비싸게 구입한 리튬으로 양극재를 만들었지만,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판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승환 엘앤에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6일 진행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3분기 매출 감소는 매출 성장세 둔화, 재고자산 관련 비용 증가, 올해 리튬 등 원재료의 가격 하락에 따른 판매가 하락 등 삼중고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엘앤에프는 4분기도 전기차 시장 불황과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했다. 

유 CFO는 "4분기에도 NCM523제품은 10% 정도의 가격 하락 압박이 예상되며, NCMA90 제품 역시 3~4%의 가격 하락이 전망되고 있다"며 "영업이익에서 계속 압박을 받고 있기에 판관비를 통제해 영업이익을 안정화시키고 신규 고객사 확대, 상품 다변화를 통해 안정적인 성장세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2026년 매출' 24조 위해 투자 늘린다

엘엔에프는 실적 둔화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위한 투자는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엘앤에프가 지난 7월 발표한 사업계획에 따르면 이 회사는 내년부터 2025년까지 양·음극재를 비롯한 전구체, 리튬 등 공급망에 적극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6년 이후 매출 24조원, 영업이익 1조2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엘앤에프 2026년 이후 실적 로드맵 / 그래픽=비즈워치

엘앤에프는 우선 오는 2026년까지 양극재를 포함한 2차전지 소재 생산량을 총 40만톤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년 총 1조원 가량을 투입할 예정이다. 

엘앤에프 관계자는 "2026년 계획에 대한 방향성은 계속 유지하고 있지만, (매출 24조원 목표 달성)시점이 배터리 시장 흐름에 따라 다소 늦춰질 수는 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최소 내년엔 양극재나 신사업을 포함해 총 1조원 수준의 금액을 투자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엘앤에프는 최근 지속적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4680 원통형 배터리도 계획대로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장성규 엘앤에프 최고제품책임자(CPO)은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4680배터리용 양극재는 현재 순조롭게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출시 시기는 고객사와 조율 중"이라며 "내년 중에는 출시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공급량은 아직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엘앤에프는 최근 음극재 사업 진출도 알렸다. 이를 위해 일본 화학회사 미쓰비시케미칼과 손잡고 연내 음극재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미쓰비시케미컬 그룹은 리튬전지용 소재인 전해액과 음극재 주요 제조업체로 꼽힌다. 미쓰비시케미칼의 차세대 음극재 기술을 활용해 북미 시장의 음극재 공급망을 강화하고 국산화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엘앤에프의 계획이다.

양·음극재뿐만 아니라 전구체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엘앤에프는 LS그룹과 손을 잡았다. 엘앤에프와 LS그룹의 전구체 부문 합작사인 'LS-엘앤에프 배터리솔루션(LLBS)'은 지난달 24일 국내를 비롯한 중국, 폴란드, 베트남 등의 경쟁당국으로부터 설립 승인을 받았다. 

LLBS는 새만금 산단 5공구 내 이차전지 소재인 전구체 공장을 연내 착공해 2026년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후 지속적인 증산을 통해 2029년 12만톤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엘앤에프 관계자는 "최근 어려워진 전기차 시장 수요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신규 고객사 확대, 상품 다변화를 통해 안정적 성장세를 실현하고 항후 전구체, 음극재 등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전략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라며 "여기에 더해 차세대 고전압 미드니켈 양극재와 최근 수요가 증가한 중저가형 LFP(리튬·철·인산) 양극재 개발 및 양산을 준비하고 있으며 잠재 고객사들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김민성 (mnsu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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