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CEO특강] 유명기업보다 유망한 내 역량 찾으세요
국내 최초 OECD 공채됐지만
8년 만에 사직서 내고 창업
법안·정책 플랫폼 '코딧' 일궈
직방 등 유니콘 기업이 주고객
여러 경험서 피드백 수용하고
본인의 성과 숫자로 보여줘야
"취업 또는 창업이라는 관문을 앞두고 '나는 어느 분야로 가는 것이 맞을까? 앞으로 유망해 보이는 분야는 어디지?' 고민이 많겠지만 무엇보다 '내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곳이 어디인가'에 대한 답을 찾고 그 길을 선택해야 합니다."
정지은 코딧(CODIT) 대표는 최근 한양대에서 열린 매경CEO특강에 연사로 나서 사회 진출을 앞둔 대학생들을 위해 지난 16년간 취업과 창업 경험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소개했다.
정 대표는 외교부와 유네스코 인턴십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 졸업 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공채 프로그램인 YP(Young Professional)에 한국인 최초로 선발됐다. 인턴 기간을 거쳐 정년보장(테뉴어) 자격까지 획득했으나 8년 만에 사직서를 내고 창업 시장에 뛰어들었다.
정 대표는 "남들이 다 좋다는 커리어, 직장에 다녀도 언젠가 고민되는 시기가 온다"며 "큰 조직에서 사회적 영향력이나 변화가 크지 않은 업무를 하기보다는 더 늦기 전에 새로운 시도를 해봐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초년생 때는 이미 잘 일궈진 탄탄한 직장, 누구나 이름을 들으면 아는 큰 기업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무슨 일을 왜 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공공부문에서 쌓았던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 아이템을 선정했다. 매일 보던 정부 정책과 법안 데이터를 한데 모아본 것이 리걸테크 스타트업 코딧의 시작이었다.
2019년 출범한 코딧은 법안·정책을 모니터링하고 분석하는 플랫폼이다. '법률의 집대성'을 의미하는 라틴어 'CODE'와 'IT(정보기술)'를 결합해 회사명을 만들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국내 법률과 정책 정보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개별 기업에 솔루션을 제공한다. 정 대표는 "기업들이 원하는 법안과 정책을 손쉽게 검색할 수 있게 하고 신규 정책이나 법안에 대한 업데이트를 개별 기업 맞춤형으로 제공하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기업들이 국회나 정부 관련 모든 일을 코딧에서 찾아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코딧이 처음부터 탄탄대로를 걸은 것은 아니었다. 정 대표는 "창업은 무조건 처음에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업계 경험이 아무리 많더라도 타깃 고객을 명확하게 정하고 이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정확하게 제공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그에게 여러 번의 실패는 고객사가 실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가는 과정이었다.
창업 초기 코딧은 준법감시(컴플라이언스) 기능이 약하고 관련 업무 담당자 수가 적어 법령이나 정책을 찾으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는 중소기업을 타깃 고객으로 정했다. 그러나 실제 업무를 진행해 보니 수시로 변경되는 법안과 정책을 파악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과 비용을 쏟는 곳은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기업이었다. 글로벌 기업을 비롯해 1000개 이상 기업 및 국가기관이 현재 코딧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직방·강남언니·당근마켓 같은 유니콘 기업들도 코딧 고객이다.
정 대표는 "유니콘 기업들은 이들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가 워낙 많고 다양한 분쟁에 노출돼 있다"며 "새로운 법령이나 규제와 관련해 알아야 할 것이 너무 많고 새로운 업무도 계속 생기는데 담당자 수는 부족한 상황이라 코딧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크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해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취업준비생부터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까지 다양한 경험을 했기에 할 수 있는 조언도 덧붙였다. 가장 먼저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해 문제 해결 경험을 많이 쌓으라고 말했다. 문제 해결 능력뿐만 아니라 부딪힌 문제를 파악하는 능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집요함과 치열함, 실패나 성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 성과를 기록하고 측정해 설명할 수 있는 능력도 정 대표가 꼽은 인재의 요건이다. 특히 실패에 대한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공유하는 능력과 자신이 해온 일을 구체적인 수치로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취업준비생이라면 입사하고자 하는 기업의 핵심 가치를 잘 살피라고 조언했다. 그는 "모든 구성원이 같은 원칙을 공유하는 곳은 인재를 뽑을 때도 그 원칙을 가장 중요시한다"며 "입사를 준비할 때 회사가 우선시하는 핵심 가치를 파악하고 이에 맞게 준비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김혜순 기자 / 전지아 경제경영연구소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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