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고용 둔화·공매도 금지 여파…환율, 석 달 만에 1200원대[외환마감]

이정윤 2023. 11. 6.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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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석 달 만에 1200원대에서 마감했다.

국내은행 딜러는 "원화가 주요 통화 중에서 가장 강세를 보였다"며 "시스템 트레이딩에서 기계적 매도와 업체들의 네고(달러 매도)가 함께 나오면서 환율이 크게 하락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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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원 내린 1297.3원에 마감
고용 예상치 하회에 미 연준 긴축 종료 기대
골드만삭스 “고용보고서 금리인상 종료 확인시켜”
달러인덱스 105→104로 하락, 달러 약세
외국인 투자자 국내 증시서 1조2000억원대 순매수
전문가 “환율 정상화 과정…하단 1260~1270원”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석 달 만에 1200원대에서 마감했다. 뜨거웠던 미국 고용시장이 식어감이 확인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약화된 영향이다. 여기에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 금지 조치가 시행되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유입까지 가세해 환율을 큰 폭 끌어내렸다.

사진=연합뉴스
6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22.4원)보다 25.1원 내린 1297.3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8월 2일(1298.5원) 이후 석 달여만에 최저치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14.4원 내린 1308.0원에 개장했다. 개장 후 환율은 하락 폭을 소폭 좁히며 1310원대에서 움직였다. 오전 11시께부터는 다시 하락 폭을 확대하더니 환율이 가파르게 내리며 11시 34분에 1299.9원까지 내려갔다. 이는 장중 저가 기준으로 지난 8월 7일(1298.7원) 이후 석 달 만에 1300원선을 하회한 것이다. 오후에도 환율은 반등하지 못하며 1300원 안팎에서 횡보했다. 장 마감 직전에는 1297.2원까지 내려가며 장중 최저치를 찍었다.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연준의 금리인상 종료 기대감이 커진 와중에 미국 고용 지표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섰다. 연준이 금리인상을 끝내려면 고용시장 둔화가 확인돼야 한다고 늘 주장해왔는데,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주말 발표된 고용보고서는 연준의 금리인상 캠페인이 끝났음을 확인시켜 준 경제지표”라고 평가했다.

연내를 넘어서서 내년까지 금리동결 가능성은 높아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장 마감 기준 연준이 올해 12월과 내년 1월에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각각 90.3%, 83.7%까지 높아졌다.

달러인덱스는 이날 새벽 2시 기준 104.99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개장 초 105에서 104로 하락했다. 달러 약세에 달러·위안 환율은 7.28위안, 달러·엔 환율은 149엔대로 모두 하락세다.

또한 위험자산 선호 심리와 공매도 금지 조치 첫날에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하며 환율 하락을 지지했다. 정부는 이날부터 내년 6월 말까지 국내 증시 전체 종목에 대해 공매도를 전면 금지키로 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코넥스 전 종목에 해당한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7100억원대, 코스닥 시장에서 4700억원대를 사들였다. 특히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3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이어갔다. 이에 코스피 지수는 5.66%, 코스닥 지수는 7.34% 급등했다.

국내은행 딜러는 “원화가 주요 통화 중에서 가장 강세를 보였다”며 “시스템 트레이딩에서 기계적 매도와 업체들의 네고(달러 매도)가 함께 나오면서 환율이 크게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동안 환율이 급등했기 때문에 상반기 수준으로 돌아가는 정상화로 보는 게 맞을 것 같다”면서 “달러인덱스를 구성하는 유로화, 엔화 등이 달러 약세를 점차 반영한다고 하면 원화는 추세적으로 더 아래로 내려올 수 있다. 환율 하단은 1260~1270원 정도까지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에서 거래된 규모는 129억1700만달러로 집계됐다.

6일 환율 흐름. (사진=마켓포인트)

이정윤 (j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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