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김서형, 이유 있는 트로피 독점…30년 뚝심의 저력
김선우 기자 2023. 11. 6. 16:16
쌓은 내공이 어느 때보다 빛나는 해다. 배우 김서형의 저력이 의미 있는 성과로 돌아왔다.
김서형이 올해 영화 '비닐하우스(이솔희 감독)'로 각종 영화상 트로피를 싹쓸이, 벌써 4관왕의 주인공이 됐다. 최근 제13회 아름다운예술인상에서 독립영화예술인상을 수상하며 43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영평상), 32회 부일영화상, 43회 황금촬영상 여우주연상에 이어 4번째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것.
지난 7월 개봉한 '비닐하우스'는 비닐하우스에 살며 요양사로 일하고 있는 문정(김서형)이 간병하던 노부인이 사고로 숨지자 이를 감추기 위해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면서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이야기다. 극 중 김서형은 빠듯한 삶 속에서도 시각장애인 태강(양재성)과 치매를 앓고 있는 화옥(신연숙) 부부의 간병인으로 일하며 아들과 함께 살 집을 마련하는 게 꿈인 문정으로 분했다.
극본의 힘과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져 '비닐하우스'가 완성됐다. '비닐하우스'는 1만 관객을 돌파하며 웰메이드 독립영화의 저력을 입증했다. 여러 장르와 플랫폼을 오가며 커리어 하이를 이어가던 김서형이 택한 독립영화라는 점에서도 주목 받았다. JTBC 'SKY 캐슬' 속 '쓰앵님' 김주영으로 대세 반열에 오른 김서형은 이후 SBS '아무도 모른다', tvN '마인', 지니TV '종이달', 영화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 등에 출연하며 좋은 어른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했다.
김서형은 '비닐하우스'로는 연기 변신은 물론, 독립영화에 힘을 실었다. 여우주연상 수상까지 거머쥐며 의미와 성과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 김서형이 '비닐하우스'에 갖고 있는 애정은 여러 수상소감에서도 엿볼 수 있다. 김서형은 '비닐하우스'로 들어올린 첫 트로피였던 영평상에서 "제가 연기를 한 지 30년이 됐더라. 그 동안 영화 문을 참 많이 두드렸는데 문이 열린 것이 바로 오늘"이라고 감격했다.
부일영화상에서는 "지치지 말고 달려가라고 주신 선물 같아서 정말 감사하다. 배우로서도 '제2의 사춘기'를 지나고 있고, 롱런하기 위한 숨 고르기를 하고 있었다고나 할까. 지쳐 있던 저를 다시 지피는 계기가 된 상이어서 더없이 기쁘다. 내게도 하나의 변곡점이 될 것 같다"고 상의 의미를 되새겼다.
트로피가 더해져도 김서형의 감격은 이어졌다. 황금촬영상 수상 당시 김서형은 "감독은 배우와 현장에서 제일 많이 대화하는 분이다. 배우가 어떤 연기를 하더라도 기다려주시고, 때론 같이 극적으로 만들어주신다"며 "연기하면서 간혹 믿고 싶어도 믿지 못할 때가 있는데 카메라가 돌면 자연스럽게 몰입된다. 그럴 때마다 기다려주시고, 촬영해 주시는 감독님들에게 감사드린다" 공을 돌렸다.
최근 아름다운예술인상 수상에선 "제가 TV에서는 익숙하지만 영화로는 많은 작품을 보여드리지 못했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향한 애착이 있었고, 크고 작은 영화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변함없다"며 독립영화에 대한 애정도 잊지 않았다.
관객들 역시 '연기 너무 살벌하다. 살살해달라', '인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연기' 등 다양한 호평을 이어갔다. 김서형의 연이은 수상 소식에 '비닐하우스'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현재 '비닐하우스'는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티빙 등 OTT 플랫폼을 통해 볼 수 있다.
1994년 KBS 16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김서형은 2008년 SBS '아내의 유혹'에서 빌런 신애리를 통해 소름끼치는 악역을 선보였다. 'SKY 캐슬' 김주영까지 브라운관에서 굵직한 대표작들을 남긴 김서형은 데뷔 30주년을 앞두고 '비닐하우스'로 스크린에서도 강한 여운을 남기며 뜻 깊은 필모그래피를 더했다. 연기 인생 30여 년이 됐음에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저력이 아닐 수 없다. "'짬에서 나온 바이브'라는 말이 싫다. 시간의 벽을 뛰어넘고 싶다"며 연기에 대한 변함없는 열정을 밝힌 김서형의 언행일치 행보다.
'비닐하우스'의 여운은 현재 진행형이다. 김서형은 6일 발표된 44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후보에도 올랐다. '밀수' 김혜수, '콘크리트 유토피아' 박보영, '밀수' 염정아, '잠' 정유미와 함께 경합을 펼칠 예정이다. 김서형이 남은 영화제에서도 다관왕 기록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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