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농가 혁신교육, 선진국 연계 추진 ‘성과’
김창길 농어촌분과장 “이러닝으로 시·공간 제약 극복…새 모델 제시”
상위권 양돈농가들이 참여한 선진 농업국과의 이러닝(전자학습) 원격교육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이같은 혁신교육 프로그램이 다른 분야로 확산할지 주목된다.
대통령 소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는 6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2회 농림수산미래기술포럼을 갖고 네덜란드 와게닝겐대와 협력 추진한 국내 양돈농가 교육 사례를 공유했다.
프로그램 명칭은 ‘와게닝겐 선진농업 마스터클래스(Wageningen Advanced Agriculture Masterclass, WAAM·왐)’로, 한국 측 교장을 맡은 김창길 농어업위 농어촌분과위원장(서울대학교 방문학자)은 이날 포럼에서 ‘2% 부족함을 채우는 농업인 교육 혁신’이란 주제로 왐 추진 배경과 성과 등을 발표했다.
김 분과장은 “왐 클래스의 모토는 이러닝 프로그램을 통해 선도적 양돈농가들에게 기술·경영 분야에서 부족한 ‘2%’를 보충하는 맞춤형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1기 왐 과정은 평균 양돈경력 22년의 마이스터 7명을 대상으로 2020년 6월∼2021년6월 운영했다. 2기(2021년10월∼2022년7월)는 평균연령 30대에 양돈경력 10년 안팎의 선도농가 12명이 참여한 데 이어 현재 3기(2023년2월∼12월)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교육은 월 1회 국내·네덜란드 강사진이 현장·원격 강의를 분담하는 방식으로 양돈농가의 수요와 수준에 맞춰 추진했다.
국내 강사진은 ▲양돈산업 관련 국내외 동향 ▲양돈경영 핵심이슈 진단과 전략적 경영방안 ▲농장경영계획 수립 등을, 네덜란드 강사진은 ▲사료관리 ▲동물복지 ▲수익성 분석 ▲가축건강과 바이오보안 ▲데이터 중심 농장관리 등을 강의했다.
참여한 농가들은 ‘한국의 높은 생산비용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 ‘유럽의 양돈시설과 시스템을 한국 환경에서 적용할 수 있나’ ‘네덜란드의 가축분뇨와 폐기물에 대한 규제와 비용은’ ‘동물복지 돼지고기 가격을 높이는 방법’ 등을 질문하며 농장 경영에서 겪는 어려움을 공유했다. 또 네덜란드 전문가로부터 한국 양돈산업의 특징 등 강의를 듣고 농장경영의 합리적 판단기준 설정과 선진 양돈장비 활용 등에 도움을 얻었다고 반응했다.
왐 클래스 참여자들의 만족도(10점 만점)는 1기 8.6점, 2기 9.4점으로 조사됐다. 김 분과장은 “이러닝을 통해 시간·공간 제약을 극복하는 새로운 농업인 교육모델을 제시했다”며 “농가들이 새로운 기술과 정보를 나누고 혁신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며 전문가 네트워킹을 강화하는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김 분과장은 이같은 이러닝 프로그램이 ‘우보천리 21’이란 이름으로 2021년부터 한우분야에도 도입됐다고 소개했다. 화우(와규) 산업이 발달한 일본과 연계해 노상건 일본 도후쿠대학교 교수가 ▲일본 흑모 화우를 중심으로 한 송아지 사육방법 ▲비육 밑소의 선정과 사양관리 ▲수태율을 높이는 사양관리 등을 강의한다. 약 1년 과정의 공부모임에는 한우농가 2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날 포럼은 ‘농림수산 첨단기술과 귀농·귀어·귀촌의 만남’을 주제로 지난 4월 구성된 미래기술특별위원회(위원장 민승규) 위원과 다양한 농업분야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포럼에선 박우량 전남 신안군수가 ‘기술을 넘어 혁신으로’라는 제목으로 기조발제를 했다. 김 분과장의 주제발표에 앞서 우동식 국립수산과학원장(청년어업인을 위한 첨단수산양식 기술)과 배재수 국립산림과학원장(숲과 과학기술로 더 나은 우리의 삶)도 각각 주제발표를 했다.
장태평 농어업위 위원장은 “2회 농림수산미래기술포럼은 다양한 첨단 기술을 활용한 귀농·귀어·귀촌, 그리고 산업의 발전상을 엿볼 수 있는 계기였다”며 “앞으로도 농업뿐 아니라 임업·축산업·수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첨단기술을 공유해 우리 농림수산업의 기술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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