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전면 금지에 국내 증시 과열…코스피 2500선 돌파

홍성완 기자 2023. 11. 6. 16:1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 내년 6월까지 공매도 금지, 공매도 제도개선 추진
코스닥 3년 만에 사이드카 발동…전일比 7.3% 올라 840선 육박

[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금융당국이 공매도를 금지하기로 하면서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코스피는 2500선을 돌파했고, 코스닥은 3년 만에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7.3% 이상 오르며 장을 마감했다.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공매도 전면 금지 발표를 하고 있는 김주현 금융위원장(오른쪽)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왼쪽) ⓒ금융위원회

◆ 금융당국, 기습적인 공매도 전면 금지 발표

지난 5일 오후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6일부터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고, 전향적인 공매도 제도개선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이날 임시금융위원회를 열어 코스피와 코스닥, 코넥스의 전종목 공매도를 내년 6월말까지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기존 공매도 전면 금지 시기와 마찬가지로 시장조성자와 유동성공급자 등의 차입공매도는 허용된다.

앞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 2020년 코로나19 위기 당시에 공매도가 한시적으로 금지된 바 있다. 

임시금융위원회에서는 최근 고금리 환경이 지속되고 글로벌 경제의 성장세 둔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스라엘-하마스 무력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증대되면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하반기에는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해외 주요 증시 대비 가장 높은 수준으로 확대되는 등 시장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대규모 불법 무차입 공매도 사례가 적발되고 추가적인 불법 정황까지 발견되는 등 금융당국은 불법 공매도가 공정한 가격 형성을 저해하는 한편, 시장의 신뢰를 저하시킨다고 보고 있다.

김주현 김융위원장은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 발표 이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언급하면서 "내년 6월까지 상황이 얼마나 개선되는지 여부에 따라 공매도 재허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공매도와 관련해 불공정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공매도 금지 기간 중 투자자 신뢰 회복을 위한 공매도 제도 전반에 걸친 전향적인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아울러 기존 제도를 원점에서 재검토해 향후 공매도로 인한 불공정 논란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개인과 기관 간 대주 상황기간, 담보비율 등의 차이로 인해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이를 근본적으로 해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금융위 측은 "기관의 대차와 개인의 대주는 차입 조건 등이 완벽하게 동일하지 않다"며 "이에 대한 여러 가지 대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불법 무차입 공매도 실시간 차단 시스템 구축 문제에 대해서도 대안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폭넓은 전문가,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과 공론화를 통해 불법 무차입 공매도 방지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필요할 경우 국회와 긴밀히 협의해 입법화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 불법 공매도 무관용 원칙, 총선용 지적엔 "불가피한 선택" 일축

이와 함께 금감원은 대규모 무차입 공매도를 처음 적발한 것을 계기로 6일부터 '공매도 특별조사단'을 통해 10여개 글로벌 IB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무차입 공매도가 적발되면 적극적인 형사고발과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는 한편, 처벌 수위를 높이고 제재 수단을 다양화하는 방안을 국회와 적극 협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불법 공매도와 관련해 국내 증권사에 대한 조사도 진행한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공매도 주문을 수탁하는 국내 증권사에 대해서도 법규 준수 및 운영상의 문제점이 없는지를 조사할 예정"이라며 "글로벌 IB들의 무차입 공매도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자체 시스템 개선을 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매도 금지 기간 중에도 불법 공매도 조사는 계속될 것"이라며 "공매도 금지 영역으로 나타날 수 있는 불공정 거래에 대해서는 거래소와 함께 밀착 감시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시장 조성자 등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공매도에 대해서도 철저히 모니터링해 공정한 가격 형성을 저해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금융당국의 발표에 대해 일각에서는 총선용 정책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복현 금감원장은 6일 서대문구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 열린 '회계법인 CEO 간담회'에 참석해 "선진적 공매도 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해당 질문에 반박했다.

또한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를 금지하면 적절하지 않은 방법으로 시세조종하는 세력이 있을 수 있는데,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내부제보자라든가 불법 조력했더라도 제보하면 억대 포상금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 공매도 금지 발표에 주식시장 출렁, 코스닥 '사이드카' 발동

한편, 공매도 전면 금지가 발표된 이후 첫 거래일이었던 6일, 3년 만에 코스닥이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국내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코스닥의 경우 전 거래일 대비 1.59% 오른 794.49로 장을 시작해 줄곧 오름세를 이어가며 5% 넘게 급등했다. 이에 9시 57분경, 코스닥150선물이 전 거래일 종가 대비 6%, 코스닥150지수는 7% 넘게 급등하면서 프로그램 매수 호가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닥의 사이드카 발동은 202년 6월16일 이후 3년여 만이며, 역대 12번째다.

특히 이차전지 종목인 에코프로는 가격제한폭인 29.98%, 에코프로비엠은 29% 넘게 오르며 공매도 전면금지의 가장 큰 수혜를 입었다.

이날 3시 34분 장마감이 이뤄진 코스피는 2500선을 돌파하며 무려 전 거래일 대비 134.03(5.66%) 오른 2502.37로 마감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57.40(7.34%)가 오른 839.45로 장을 마쳤다.

 

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seongwan6262@gmail.com

Copyright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