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태블릿·노트북 경계를 깼다 … 들고 다니는 혼합현실
신제품 폴더블PC·이동식PC
어디서나 쉽게 펼치고 접고…
무선 키보드·펜도 탑재해
업무·학습 활용성 '확장'
HP "경험의 혁신 이끌 것"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사무실 출근과 재택근무가 혼합된 '하이브리드' 형태가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HP는 소비자 니즈에 최적화된 제품 라인업을 통해 공간과 경험의 혁신을 이끌어나갈 것이다."
지난 10월 18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글로벌 콘텐츠 축제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outh by Southwest·SXSW) 시드니'에 참석한 새시 브르글레스키 HP 호주·뉴질랜드 컨슈머 노트북 카테고리 매니저는 자사 신제품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SXSW는 1987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인디밴드 음악 축제로 시작한 행사다. 이후 독립영화와 콘퍼런스·전시 등을 아우르는 '인터랙티브' 부문이 추가되면서 전 세계 정보기술(IT)과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참여하는 행사로 자리 잡았다. 매년 텍사스에서 개최되다 올해 처음으로 아시아·태평양 스핀오프 이벤트인 'SXSW 시드니'가 마련됐다. 지난달 15일부터 22일까지 열린 이 행사에서 HP는 메인 스폰서로 참여해 '혼합현실'을 주제로 신제품 라인업을 공개했다.
이날 행사장 투어에 앞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HP는 17인치 폴더블 PC인 '스펙터 폴더블'과 이동식 일체형 PC인 '엔비 무브24'를 각각 선보였다. 현장에서 두 제품을 직접 사용해봤다. HP가 신제품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PC=일상의 동반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 어디서나 PC 사용에 대한 심리적·공간적 장벽 없이 디바이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품의 특성을 잘 살려낸 것이 눈길을 끌었다. 우선 스펙터 폴더블은 특징이 세 가지다. 첫째, '폴더블'이란 표현대로 노트북이 반으로 접힌다. 제품을 180도 펼치면 두께는 8.5㎜, 디스플레이는 17인치까지 확대된다. PC를 30~40도 각도로 접은 뒤 탈부착이 가능한 블루투스 키보드를 통해 각종 문서 작업 등 업무를 볼 수 있다. 둘째,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카페나 공유 오피스 등에서 업무나 미팅, 스터디를 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많은 소비자가 노트북을 구매할 때 제품의 크기와 무게, 배터리 용량 등을 중요한 고려 요소로 여긴다. 스펙터 폴더블을 절반 크기로 접으면 약간 두꺼운 8인치짜리 태블릿 정도가 되는데 부피가 크지 않아 휴대용 가방에 넣고 다니기 편리해 보였다. 배터리는 노트북 모드에서 최장 12시간 사용이 가능하다. 화면을 크게 보고 싶을 때에는 180도로 펼친 뒤 PC 뒷면에 있는 지지대를 뽑아 이용하면 된다. 이 제품 하나로 데스크톱, 태블릿PC, 노트북 모드로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나아가 무선 충전 키보드와 펜을 탑재해 편의성과 업무 효율성을 높인 것도 장점이다.
셋째는 다양한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한 것이다. 보안, 건강 및 제스처(움직임) 제어 관련 기능이 담겼는데 이용자의 사용 패턴을 인식해 화면 밝기 등이 자동으로 조절된다. 또 12세대 인텔 코어 i7 프로세서와 회의·협업 솔루션 'HP 프레즌스 2.0',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아이폰과 연동되는 '인텔 유니슨' 기능이 들어 있다.
이동식 일체형 PC '엔비 무브24'도 눈길을 끌었다. 이목을 가장 먼저 사로잡은 것은 모니터 상단에 달린 손잡이. 실제 손잡이를 잡고 제품을 들어보니 콤팩트한 철제 가방을 든 느낌을 받았다. 무게가 4.1㎏으로 성인이 한 손으로 들기에 부담스럽지 않았다. 현장에 있는 매니저에게 이 제품의 특징과 용도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브르글레스키 매니저는 "이 제품을 처음 기획할 때 가장 신경 쓴 점은 집 안팎 어디서나 용도에 맞춰 공간을 넘나드는 스크린 PC를 만드는 것이었다"며 "집 안의 TV는 고정된 위치에 있지만 '엔비 무브24'는 안방에서 요가를 할 때나, 주방에서 요리를 할 때, 야외 파티를 하면서 축구 생중계를 볼 때와 같이 공간과 시간의 제약 없이 사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HP는 휴대성과 이동성에 공을 들였다. 별도의 전원 연결 없이 내장 배터리로만 최장 4시간을 이용할 수 있다. 모니터 뒷면에는 주머니가 있는데 키보드를 넣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PC를 바닥에 내려놓으면 자동으로 발 받침대가 펴지면서 지지대 역할을 해줘 장소에 상관없이 배치가 가능하고, PC를 바닥에서 떼면 발 받침대가 저절로 접히는 등 편리함도 더했다. B&O 오디오의 스피커를 지원해 활용도를 높인 것도 특징이다.
'SXSW 시드니' 행사 기간에 다양한 콘퍼런스와 이벤트가 관람객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지난달 19일 '테크&이노베이션 엑스포홀'에선 '업무 관계의 진화'라는 주제로 패널 토론이 진행됐다. 리앤 로버스 시러브스테크 공동 창립자, 레이철 윌리엄스 호주·뉴질랜드 HP 개인용 시스템 책임연구원, 미래학자 로키 스코펠리티, 베로니카 메이슨 퍼포먼스 코치 등이 참석했다.
윌리엄스 책임연구원은 "생성형 AI와 같은 신기술의 등장으로 많은 사람이 기술에서 소외되고 있는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다"며 "디지털 형평성에 대한 여론의 인지가 필요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기술 접근성 개선, 기술 교육 강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드니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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