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 자동화로 효율 쑥 … PC 1대가 10명 몫 일하죠
"인공지능(AI)을 도입한다 하더라도 모든 작업을 사람이 AI에 일일이 입력해야 한다면 진정한 의미의 디지털 전환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글로벌 지능형 자동화 솔루션 기업인 SS&C 블루프리즘의 김병섭 신임 한국 지사장은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많은 기업이 생성형 AI 기반의 코파일럿(가상 비서)을 도입하고 있지만, 사람이 직접 조작해야 했던 전산상의 모든 작업을 소프트웨어가 자동으로 해주는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솔루션 도입은 미국, 일본 등 주요국에 비해 매우 더디다"며 이처럼 말했다.
영국에 본사를 둔 블루프리즘은 RPA란 용어를 처음 만든 선도 기업으로, 대형 엔터프라이즈 고객사를 중심으로 미국의 유아이패스, 오토메이션애니웨어에 이어 세계 시장 점유율 3위(10.6%)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에는 2년 전인 2021년 지사를 설립해 본격 진출했다. IBM 출신인 김 지사장은 한국 지사 출범 당시 합류해 국내 사업을 총괄해왔다.
RPA는 한마디로 전산에 존재하는 '디지털 워커'다. 한글 문서 파일을 더블클릭해 열거나 메일을 작성한 뒤 전송 버튼을 눌러 보내고, 인터넷 검색창에 검색어를 입력한 뒤 나온 결과와 인터넷주소(URL) 링크를 복사해 엑셀 파일에 붙여 넣어 바탕화면에 저장하는 것처럼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사람이 하는 모든 작업을 초기 세팅만 해놓으면 자동으로 해주는 소프트웨어다. RPA를 활용하면 시간이 드는 방대한 양의 반복 업무를 5배, 10배 빠른 속도로 처리할 수 있다. 김 지사장은 "주기적인 작업은 시간 예약 등을 설정해놓기만 하면 사람이 지시하지 않아도 알아서 자동으로 처리해준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삼성화재는 RPA 도입 후 보험 서류심사 대기 시간이 평균 2분에서 30초로 단축되는 등 업무 시간을 연간 11만시간 절약했다고 밝혔다.
RPA가 AI와 연동되면 기업 생산성을 AI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지사장은 이런 형태의 디지털 전환을 '하이퍼 디지털 전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장에 로봇이 들어서면서 사람이 빠져나온 것처럼 RPA를 사용하면 소프트웨어가 컴퓨터 작업을 대신해 모든 업무 프로세스에서 사람이 빠져나올 수 있다"며 "그만큼 사람은 RPA를 관리·감독하면서 전략 기획 같은 더 지식집약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블루프리즘의 RPA 솔루션은 다른 국내외 경쟁사들과 비교해 범용성과 효율성이 매우 높다. 모듈화가 가능한 객체 지향형 언어로 개발돼 하나의 RPA를 인사, 재무, 생산, 마케팅 등 서로 다른 부서에서 각기 다른 업무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각 사업 부서의 전산을 오가면서 판매 실적에 대한 통계를 자동으로 작성해줄 수도 있고, 매월 부서별 실적과 사내 인사평가 시스템에 입력된 모든 임직원의 고과·근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그에 맞는 성과급 지급(계좌이체)까지 전부 자동으로 할 수도 있다. 이런 통합 업무 과정에서 사람의 개입은 전혀 필요 없다는 설명이다.
김 지사장은 "라이선스를 구매한 PC 1대가 사실상 8~10명에 해당하는 디지털 워커에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업체의 RPA 솔루션은 라이선스 PC 1대당 1명의 디지털 워커를 운용하는 방식이다. 그는 "기업 규모가 크면 클수록 블루프리즘의 RPA 솔루션이 업무 효율은 물론 비용 측면에서도 훨씬 경제적일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한국 기업의 진정한 디지털 전환을 위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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