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기반 '정밀농업'으로 … 무인농기계 시대 연다
이양 시점에 비료 투입 양 등
정밀농업 데이터 꾸준히 축적
농기계 기술 고도화된다면
한대 아닌 여러대 트랙터를
한 사람이 관리 가능할 것
인공지능 컴퓨터 장착한
'스스로 판단'트랙터 개발중
"사람이 농사지을 때 놓칠 수도 있는 부분을 기계가 보조해주기 때문에 일할 때 피로감은 줄고 수확량은 늘어났다. 단점은 느린 속도다. 사람이 일할 때는 초속 1.8~1.9m로 주행이 가능한데, 자율주행 농기계로 일하면 초속 1.3m에 불과하다. 앞으로 속도가 더 빨라지길 기대한다."
지난달 25일 충청남도 당진시에서 열린 대동그룹(공동대표 김준식·원유현)의 자율주행 농기계 시연회에 참석한 박상욱 씨(32)는 대동의 자율주행 콤바인을 사용해본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박씨는 올해 6년 차 청년 농업인이다. 대학에서 농업경영을 전공했고, 대동의 자율주행 콤바인을 최초로 구매한 소비자이기도 하다.
이날 시연회가 열린 현장은 비가 온 후라 땅이 다소 질퍽했지만 트랙터의 커다란 바퀴는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하게 앞으로 나아갔다. 자율주행 농기계에 대한 대동 직원들의 설명이 끝난 후에는 자율주행 이양기, 콤바인, 트랙터에 탑승해볼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
대동은 최근 국내 최초로 자율 작업과 수확량 모니터링 기능을 탑재한 하이테크(Hi-Tech) 6조 콤바인 'DH6135-A'를 출시했다. 직진, 선회, 작업 제어가 가능한 자율주행 3단계 모델이다. 이로써 대농은 자율주행 농기계 풀 라인업을 완성했다.
이날 오후 당진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동 미래 농업 사업 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나영중 대동 상무는 "최근 해외 농업은 신기술을 깊숙이 받아들이면서 위기를 극복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대동은 이런 흐름을 한국에 어떻게 접목할지 연구하고 있다. 농업 활동의 모든 주기에 걸친 솔루션들이 첨단산업으로 변환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나 상무는 특히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농업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을 찾는 게 최근 유행하는 정밀 농업의 기본적인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정밀 농업이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비료, 물, 노동력 등 자원은 최소량만 투입하고도 수확량을 늘리는 농업을 뜻한다.
이어 나 상무는 "대동은 대한민국 1등 농기계 생산 기업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2021년부터 자체 자금을 투입해 정밀농업 데이터를 꾸준히 쌓아왔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대동은 토지 영양도를 분석해왔고, 이양 시점에 비료를 필요한 만큼만 투입할 수 있도록 했다. 앞으로는 생육 과정에서 드론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확량을 예측하고 차기 농업 계획도 정밀하게 수립할 계획이다.
그는 더 나아가 사람이 개입하지 않아도 작업을 완료할 수 있는 '진정한 무인 농기계 시대'를 예고했다. "현재 농기계는 위치 기반 자율주행 단계일 뿐이지만, 충분히 기술이 고도화된다면 한 대가 아니라 여러 대의 트랙터를 한 사람이 관리하는 등 방법을 활용해 획기적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동은 현재 인공지능(AI) 컴퓨터를 장착한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트랙터를 개발하고 있다.
나 상무는 "추론 능력을 가지고 경작지를 인식하고, 경작 과정에서 전문적인 작업기사 수준으로 완성도를 올릴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하려면 굉장히 많은 데이터 학습이 필요한데, 클라우드를 통해 대용량 데이터를 학습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해 체계적으로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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