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방문 돌봄노동자 10명 중 3명은 “성희롱 피해 경험”
방문요양보호사와 장애인활동지원사 등 직접 가구를 방문해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 10명 중 3명은 성희롱 피해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단법인 보건복지자원연구원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의원 등과 함께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고 ‘가구방문 돌봄노동자의 성희롱 피해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4~6월 방문 요양보호사 387명과 장애인 활동지원사 112명 등 499명(여성 471명, 남성 16명, 무응답 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13개 성희롱 피해 유형 가운데 하나라도 피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31.7%(방문 요양보호사 37.5%, 장애인 활동지원사 7.1%)였다.
피해 유형 중에는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나 평가’가 18.8%로 가장 많았고 ‘특정 신체 부위를 쳐다보는 행위’(14.9%), ‘음담 패설 및 성적 농담’(13.9%) 등이 뒤를 이었다.
성희롱 행위가 2회 이상 반복 또는 지속하였는지 조사한 결과 41.7%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반복해 피해를 경험한 응답자의 72.4%는 ‘3개월 이상 피해가 지속했다’고 답했다.
가구방문 돌봄노동자들이 겪는 성희롱 피해의 특수성도 확인됐다. 성희롱 행위자로는 이용자(79.2%)와 이용자의 보호자(27.1%)가 절대다수였다. 직장 내 성희롱의 일반적인 피해 사례는 행위자가 사업주나 직장 상사·동료 등이 꼽힌다. 성희롱 발생 장소는 92.9%가 이용자의 집이었다. ‘목격자가 있었다’는 응답은 14.2%에 불과했다. “피해 사실을 입증하기 어려운 구조”이다.
성희롱 피해를 어떻게 대응했는지 묻는 말에는 개인적으로 참고 넘어간다(31.7%)거나 상대방에게 사과 요구 등 개인적으로 처리(22.5%), 조용히 해당기관을 그만두는 사례(12.7%) 등 ‘개인적으로 대응한 경우’가 소속기관이나 외부기관에 신고한 사례(35.2%)보다 많았다.
공식적으로 성희롱 피해를 소속기관이나 외부기관에 신고·상담한 때도 3명 중 1명(35.1%·중복응답)은 ‘적절한 조치가 없었다’고 응답했다. ‘성희롱에 대해 신속하게 조사함’(17.5%), ‘피해자 보호조치를 취함’(12.1%) 등 ‘적극적 대응’ 사례는 많지 않았다.
연구진은 “가구방문 돌봄노동자들이 겪는 성희롱 피해 경험의 특성을 고려한 대응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가구돌봄 노동자들의 성희롱 피해 경험이 일자리(소득) 상실로 이뤄지지 않도록 정책 방안을 모색하고, 소속기관이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당국의 지원 및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303121522001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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