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에 5% 넘게 뛴 코스피…코스닥은 ‘사이드카’ 발동
단기적으로는 증시 호재…외국인 자금 이탈 등 우려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첫날 국내 증시가 역대급으로 폭등했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가 나란히 상한가를 치는 등 공매도 잔고가 상대적으로 많았던 2차전지주가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외국인이 주식을 사들이고, 미국발 긴축완화 기대가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급락, 1200원대로 내려섰다.
6일 코스피는 5% 넘게 올라 단숨에 250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지수가 7% 넘게 뛰면서 코스닥시장에서는 오전 한때 변동성 완화 장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134.03포인트(5.66%) 오른 2502.37에 거래를 마쳤다. 상승 폭(134.03포인트)은 역대 최대 기록이고 상승률(5.66%)은 2020년 3월 25일 이후 최고치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7111억원, 2048억원 순매수했다. 개인은 9175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 순매수액은 지난 5월 26일(9천112억원) 이후 가장 많았다.
코스닥지수는 57.40포인트(7.34%) 오른 839.45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코스닥지수 상승 폭(57.40포인트)은 지난 2001년 1월 22일 이후 약 22년 만에 최대였다.
이날 코스닥은 현물과 선물이 동시에 급등하면서 오전 9시57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사이드카는 현물과 선물 시장이 급등 혹은 급락할 경우 발동되는 변동성 완화장치다. 사이드카가 발동되면 프로그램 매매가 5분간 차단된다. 코스닥시장에서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지난 2020년 6월16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이 매수 우위를 보였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이 4702억원 순매수하고, 개인과 기관이 각각 4876억원, 63억원 순매도했다.
공매도를 한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에 따른 손실을 줄이기 위한 숏커버링(공매도한 주식을 되갚기 위한 매수)에 나서면서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국내 증시의 상승세는 공매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2차전지주의 급등세가 주도했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에코프로비엠은 전날보다 30.00% 오른 29만9000원, 에코프로는 29.98% 오른 82만8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나란히 상한가를 쳤다. 지난 1일을 기준으로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는 각각 공매도 잔고 비중이 코스닥시장에서 13위(5.25%), 4위(6.35%)였다.
이외에도 코스닥시장에서 포스코DX(27.00%), 엘앤에프(25.30%) 등도 급등세를 연출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22.76%), POSCO홀딩스(19.18%), 포스코퓨처엠(29.93%) 등이 큰 폭으로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공매도 금지 조치가 단기적으로는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면서도, 외국인 자금 이탈 등의 부정적 효과를 경계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로 외국인 투자자 중 헤지펀드 외국인 수급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생각해볼 문제”라며 “공매도 금지가 롱숏 헤지펀드(매수와 매도 전략을 모두 구사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의 한국 증시에 대한 접근성을 제한 시킬 것이라는 문제 제기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5.1원 급락한 1297.3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8월 1일(1283.80원) 이후 3개월여 만에 최저치다.
채권금리는 하락했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72%포인트 내린 연 3.877%에 장을 마쳤다. 10년물 금리는 연 4.056%로 0.049%포인트 하락했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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