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둔 여야, ‘개미 잡기’ 경쟁···공매도 법안 탄력받나
여야가 총선 5개월을 앞두고 ‘개미 표심’ 확보 경쟁에 나섰다. 전날 한시적 공매도 금지 카드를 꺼낸 국민의힘은 6일 “선량한 개미투자자들”을 위한 “특단의 조치”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공매도 대책은 ‘우리가 원조’라며 공매도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여야가 개미 표심을 잡기 위한 입법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조치는 공매도를 이용한 시장 교란 행위와 불법공매도로 선량한 개미투자자들을 약탈하는 세력의 준동을 막고 공정한 가격 형성이 이뤄지도록 하기 위한 특단 조치”라며 전날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공매도 금지 조치를 높이 평가했다.
이번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는 여당이 정부에 강력히 요구한 결과로 알려져 있다. 경제 부처는 신중론을 유지했으나 김기현 지도부가 공매도 제도 개선을 강하게 주문했다고 한다. 친윤석열계 핵심인 권성동·윤한홍 등 의원들이 거듭 공매도 제도 변화를 요구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윤 원내대표는 “공매도 금지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해외투자자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처럼 공매도를 통한 시장 교란 행위와 불법 공매도가 판쳐 불공정 경쟁이 계속되면 시장 신뢰가 무너지고 투자자가 이탈해 훨씬 심각한 문제가 초래될 것”이라며 불법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사전 방지책 마련과 무관용 조치 적용 계획 마련을 주문했다.
유의동 정책위의장은 “개인과 기관, 그리고 세력 간 기울어진 운동장 개선을 위한 조치로, 주식시장 정상화의 시작”이라며 “경영간섭, 기업활동 저해라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당정 간 긴밀한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한시적 공매도 금지는 민주당이 먼저 제시했다”며 정부·여당에 추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브리핑에서 “장기적으로 보면 한시적 공매도 (금지) 자체가 능사가 아니다”라며 “공매도 제도가 주식시장 안정을 위해 작동할 수 있도록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 상환기간과 담보비율 조정, 처벌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에서 “무차입 공매도를 통해서 기관들이 불법행위를 한 경우에는 벌어들인 수익의 10배 이상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매기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 자본시장법은 불법 공매도가 적발되면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부당이익의 3~5배의 벌금을 부과하는데, 이 기준을 더 높이자는 것이다. 박용진 의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공매도 전산시스템 의무화와 처벌 강화를 진작에 담고 있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빠르게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7일 무차입 공매도 거래가 불가능한 시스템을 도입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은 차입공매도 상환기간과 담보비율을 기관과 개인투자자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하고, 공매도 거래를 전산화해 무차입 공매도의 거래가 불가능한 시스템을 도입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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