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참을 만큼 참았다”…대탈출 나선 중학개미들 무슨 일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2023. 11. 6.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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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관금액 1년새 27% 증발
中펀드 수익률도 마이너스
“투자매력 전보다 낮아”
홍콩증권거래소. [사진 출처=연합뉴스]
국내 개인, 기관투자자들이 중화권 증시에서 돈을 대거 빼내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 및 중국의 경기둔화가 진행 중인 가운데, 투자 매력이 주요국 증시 대비 상대적으로 떨어졌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6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국내 개인, 기관투자자들의 중국 증시(상해·심천·홍콩거래소 합산) 보관금액(보유평가액)은 10억5716만달러(약 1조380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22년 수치인 14억5832만달러(약 1조9100억원) 대비 27%, 3년 전인 2020년 28억2938만달러(약 3조7000억원) 대비 62% 감소한 것이다.

보관금액은 국내 증권사를 통해 주문이 들어온 해외 주식을 한국예탁결제원이 보관하고 있는 자금 규모다.

순매수 금액은 특정 기간 투자자들의 매매동향을 보여주는 측면이 있다면 보관금액은 사들인 종목을 얼마나 장기투자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척도가 된다.

중국, 홍콩 증시 투자자들이 현재 가장 많이 보유 중인 종목은 항서제약으로 2억1121만달러(약 2760억원)다. 그 뒤로 텐센트 1억8455만달러(약 2410억원), 비야디(BYD) 1억874만달러(약 1420억원), 알리바바 그룹 8311만달러(약 1080억원) 순으로 비중이 높다.

보관금액 감소는 중국 증시 불황으로 인해 직접투자 규모가 줄었고, 기존 보유 중이던 주식의 주가가 내리면서 평가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최근 중국 증시 흐름은 지지부진하다. 홍콩 항셍지수는 연중 약 11% 하락했다. 항셍지수는 1만7000~1만8000선에서 등락 중인데, 이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기록한 저점 수준이기도 하다.

중국 투자 관련 상품들의 수익률도 자연스레 좋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국가별 펀드의 평균수익률을 비교해볼 때 중국 테마 펀드의 성과가 가장 떨어졌다.

국내 중국 펀드 184개의 연중 평균수익률은 –12.54%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31.52%), 일본(20%), 인도(12.13%), 베트남(7.26%) 펀드 수익률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중학개미들이 대거 사들인 국내 상장 상장지수펀드(ETF)인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 ETF는 연중 주가가 28% 하락했다. 지난 2021년 기록한 고점 대비해선 59% 떨어졌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줄곧 이어지는 데다, 최근 소비 위축, 경기 둔화가 지표로 포착되면서 투자자들이 자금을 빼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헝다, 비구이위안 등 대형 부동산 업체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직면에 중국 부동산 경기도 바닥을 기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당분간 중국 증시의 상승 동력은 부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11월 중국 증시가 보합세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이동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향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올해 들어 감소했는데 이는 중국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과거보다 낮아졌다는 의미”라며 “현재 4% 중반대로 형성된 내년 중국 경제 성장률 컨센서스가 추가로 하향 조정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당장 상승 모멘텀은 부족하지만, 충분한 조정이 이뤄진 만큼 저가 매수 전략은 유효하다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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