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요청 통했다...보스턴 미술관 사리구 반환협상 10년만에 재개

이향휘 선임기자(scent200@mk.co.kr) 2023. 11. 6.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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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대통령 방미 당시 방문
김 여사 미술관측에 공식 요청
2009년 사리 반환 합의했으나
문화재청의 반대로 무산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미국을 국빈 방문한 김건희 여사가 보스턴 미술관을 방문, 미술관이 소장한 ‘은제도금 라마탑형 사리구’와 사리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당시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보스턴 미술관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당시 김 여사는 보스턴 미술관에서 소장 중인 ‘은제도금 라마탑형 사리구’를 관람하며 “사리구 반환문제를 재개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건희 여사에 요청에 따라 우리 문화재 국내 반환 협상이 10년만에 재개됐다. 문화재청은 외교부 등 유관기관과 협의해 보스턴미술관과 사리구·사리 반환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6일 밝혔다.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대표 혜문)도 7일(현지시간) 보스턴 미술관과 금은제 라마탑형 사리구 반환 협상을 위해 면담, 반환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스턴미술관이 소장한 라마탑 모양의 사리구는 고려 시대 만들어진 것으로, 부처님의 진신사리와 지공·나옹스님의 사리 등 사리 4과가 들어있다. 이 사리구는 경기 양주시 회암사나 개성 화장사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1939년 일제강점기 때 도굴돼 일본으로 유출된 것을 보스턴미술관이 사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9년 문화재재자리찾기는 총 3회의 협상을 통해 보스턴 미술관으로부터 ‘사리구는 불가하지만 사리는 반환할 수 있다’는 결정을 이끌어 낸 바 있다. 그러나 문화재청이 ‘사리구와 사리의 분리불가’를 이유로 반환에 반대함에 따라 2013년 반환논의가 최종 결렬 백지화 되었다. 10년간 잠자고 있었던 논의는 김건희 여사의 미술관 방문으로 다시 급물살을 타게 됐다.

혜문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는 “이번 만남에서는 2009년 보스턴 미술관과 합의했던 ‘사리 반환’의 원점에서 다시 시작할 예정”이라며 “영부인의 제안으로 협상이 재개된 만큼 더 이상 문화재청의 반대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화재제자리찾기는 해당 사리구의 원소장처인 개성 화장사와 양주 회암사로부터 법률상 위임장을 받아 대리인자격으로 지난 10여년동안 보스턴 미술관측과 반환협상을 진행해 왔다.

보스턴 미술관 소장 금은제 사리구 (사진=문화재제자리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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