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2차예선 가는 11월 멤버, 사실상 아시안컵 윤곽 나왔다
중국을 찍고, 카타르로 떠난다. 아시아 무대 평정을 노리는 클린스만호 승조원 최정예 멤버의 윤곽이 드러났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59)은 6일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에 나설 축구대표팀 소집명단(23명)을 발표했다.
한국은 16일 안방에서 싱가포르와 아시아 2차예선 1차전을 치른 뒤 21일 중국 원정 2차전에 나선다. 지난 3월 한국 축구의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 감독이 평가전이 아닌 공식 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을 따진다면 24위인 한국과 비교할 때 싱가포르(155위)와 중국(79위) 모두 한 수 아래라는 점에서 긴장감은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아 2차예선의 중요성을 감안해 이번 소집에서 변화를 최소한으로 줄였다.
대표팀의 면면을 살펴본다면 튀니지(4-0 승)와 베트남(6-0 승)을 상대로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 10월 소집(24명)과 비교해 수비수 김주성(서울)과 골키퍼 김준홍(김천)이 빠진 대신 골키퍼 송범근(쇼난)이 합류한 게 전부다.
‘캡틴’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황희찬(울버햄프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재성(마인츠), 조규성(미트윌란) 등 주요 유럽파들이 고스란히 이름을 올렸다.
변화보다는 안정을 선택한 클린스만 감독의 의지는 사실 베트남전 기자회견에서도 어느 정도 감지된 부분이다.
당시 그는 베트남전에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던 손흥민을 포함된 최정예 멤버를 투입하면서 “손흥민이 뛸 때 조합을 어떻게 맞출지 봐야 한다. 팀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눈앞으로 다가온 아시아 2차예선 그리고 내년 1월 카타르에서 개최되는 아시안컵까지 옥석 가리기는 이미 끝났다는 뉘앙스였다.
유럽과 아시아를 오가는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이 숙제지만 경기력 측면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치가 높다.
최전방에서 공격을 책임지고 있는 조규성이 리그 6호골로 덴마크 연착륙에 성공했고, 그 뒤를 받치는 2선 라인은 아시아에서 상대를 찾기 힘든 수준이다.
손흥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 공동 2위(8골), 황희찬은 6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속에 득점 공동 6위(6골)를 달리고 있다. 이강인도 항저우 아시안게임으로 자리를 비운 것이 무색할 정도로 금세 새로운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에서 주전을 꿰찼다.
괴물 수비수로 불리는 김민재 등 나머지 포지션의 유럽파 활약상을 감안한다면 역대 최고의 전력이라는 평가도 이상하지 않다.
김대길 스포츠경향 해설위원은 “3년 뒤 북중미월드컵 본선을 고려해 젊은 피의 실험을 늦춘 것은 아쉽지만 아시안컵을 바라볼 때는 좋은 선택일 수 있다”면서 “싱가포르와 중국을 상대로 경기력을 갈고 닦은 뒤 카타르에서 다시 한 번 정상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전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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