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값 급등에 ‘1마리 1천원’ 붕어빵 등장…노점상 감소에 간식지도 사라져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hjk@mkinternet.com) 2023. 11. 6.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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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 주재료 ‘팥’ 평년보다 33% 올라
한 마리 1000원짜리 붕어빵도 등장
서울 서대문구 인근에 위치한 붕어빵 노점. 3마리에 2000원에 판매 중이다.[사진=김현정 기자]
설탕, 밀가루와 같은 재료비 인상으로 빵 값이 오르는 가운데 붕어빵 시세도 함께 오르고 있다. 3마리에 1000원에 팔던 예년과 달리 이제 3마리에 2000원에 판매하는 붕어빵 점포가 속속 등장했다. 여의도 등지에서는 1마리 1000원짜리 붕어빵도 등장했다. 하지만 이 마저도 남는 게 없다는 게 상인들의 설명이다.

지난 4일 오후 7시 30분경 경의중앙선 가좌역 인근 붕어빵 가게는 늦은 시간에도 손님들로 북적였다. 아이 손을 잡고 온 아버지부터 젊은 커플까지 매대 앞에 긴 줄이 세워졌다. 가격은 3마리에 2000원, 상인의 분주한 손길에도 밀려드는 주문을 막기에 역부족이었다.

줄을 서 붕어빵을 기다리던 시민 A씨는 “미니 붕어빵은 종종 봤는데 일반 붕어빵을 파는 건 오랜만에 봐 줄을 섰다”며 “요즘 붕어빵을 파는 노점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미니 붕어빵은 일반 붕어빵과 맛과 재료는 같지만 크기를 절반 수준으로 줄인 붕어빵이다. 재료값 급등에 맞물려 기존 가격은 유지하면서 크기를 줄여 판매하는 노점상이 크게 늘었다. 올해는 지역마다 다르지만 미니 붕어빵 6개 3000원 수준의 가격이 형성돼 있다.

서울 서대문구 인근에 위치한 붕어빵 노점.[사진=김현정 기자]
이날 일반 붕어빵을 판매하던 노점상 B씨는 붕어빵 노점 자체가 예년보다 많이 줄었다고 했다. B씨는 “힘든 만큼 돈이 안 돼서 장사를 접은 사람들이 많다”며 “3마리를 2000원에 팔아도 남는 게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 여의도, 송파구 등 일대에서는 한 마리에 1000원짜리 붕어빵도 등장했다. 붕어빵의 주 재료인 밀가루, 팥, 설탕 가격이 예년보다 크게 뛰면서 가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붕어빵 주재료인 붉은 팥(수입)의 도매가격은 지난 3일 기준 40kg당 27만4400원으로 20만6100원 수준의 평년 평균 가격보다 33%가량 올랐다.

반죽으로 쓰이는 밀가루 가격도 주요 생산지의 이상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과 러시아·우크리아 전쟁 등으로 공급이 줄면서 전쟁 전 대비 45% 가량 급등했다. 설탕, 소금 가격 역시 지난달 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가격이 뛰면서 물가에 영향을 미쳤다. 빵 가격의 오름세와 함께 ‘빵플레이션’(빵+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붕어빵 노점 수가 줄어드는 가운데 붕어빵 가게 위치를 공유하던 당근마켓의 ‘겨울간식지도’는 올해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2020년부터 시작된 겨울간식지도 서비스를 올해는 진행하지 않게 됐다”며 “앱에서 ‘동네생활’에 들어가면 겨울 간식 판매처 장소 정보 등을 공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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