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장 제발 사가세요”…두달새 몸값 반토막, 현대차는 ‘울상’

문광민 기자(door@mk.co.kr) 2023. 11. 6.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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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 넘게 투입한 충칭공장
매수희망자 없어 몸값 ‘뚝뚝’
내연기관차 공장 외면받은탓
베이징현대 공장 사진. [베이징현대]
현대자동차의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가 충칭공장 매각에 고전하고 있다. 매수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베이징현대는 최저 입찰 가격을 연이어 내리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충칭공장의 최저 입찰가는 지난 8월 최초 매물 등록 당시 희망가와 비교해 절반 미만으로 낮아졌다. 베이징현대가 중국 베이징자산거래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충칭공장의 최저 입찰가는 16억2028만위안(약 2890억원)이다.

앞서 베이징현대는 지난 8월 11일 충칭공장의 토지 사용권, 장비, 기타 시설 등 재산권에 대한 최저 입찰가를 36억8435만위안(약 6570억원)에 올렸다. 거래가 성사되지 않자 베이징현대는 충칭공장의 최저 입찰가를 계속해서 내리고 있다. 지난 9월 27일 약 25억위안으로 기존보다 30% 내렸고, 지난달 11일에는 약 22억위안으로 최초 희망가보다 39% 내렸다. 지난달 27일 기준 가격은 최초 매물 등록 당시 희망가와 비교해 56% 낮다.

충칭공장과는 별개로 베이징현대의 충칭 엔진공장 내 제조장비 270개도 최저 입찰가 약 7704만위안(약 137억원)에 매물로 등록된 상태다.

베이징현대의 충칭공장 매각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 이유는 중국 자동차 산업의 급속한 전동화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전기차를 앞세워 자동차 산업의 후발주자에서 탈피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친환경차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2035년부터 친환경차만 생산을 허용하고, 일반 내연기관차는 시장에서 퇴출한다는 게 중국 정부 계획이다. 내연기관차 공장인 현대차 충칭공장에 갖춰진 생산설비는 시간이 지날수록 효용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 중국에서 팔리는 신차 3대 중 1대는 친환경차다. 올해 1~9월 중국에서 판매된 승용차 1782만여 대 중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는 약 591만대(33.2%)를 차지했다. 중국 내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지난해 같은 기간 25.9%에서 1년 만에 7.3%포인트 늘었다. 충칭공장이 본격 가동된 2018년 당시 중국 내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3.7%에 불과했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는 완성차 기업은 현대차뿐만이 아니다. 중국에서 판매 1위를 놓치지 않았던 폭스바겐은 현지 기업인 BYD에 밀리고 있고, 도요타도 판매량이 줄고 있다. 미쓰비시자동차는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기로 지난달 결정했다.

충칭공장은 베이징현대가 중국 내륙 시장을 선점한다는 목표로 약 77억위안을 투입해 2017년에 구축한 다섯 번째 현지 생산 거점이다. 충칭공장은 연 30만대 생산 능력을 갖췄지만, 실제 가동률은 해마다 떨어졌다. 현대차가 중국 현지에서 생산해 판매한 완성차는 2016년 114만2016대에서 지난해 25만423대로 78% 급감했다. 중국 사업 부진으로 인해 충칭공장은 2021년 말부터 가동이 중단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매각처나 매각 일정 등은 결정된 바 없다. 중국에서의 사업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다각적으로 사업 효율화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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