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문학상 현기영 "제주 4·3 종지부…순문학으로 돌아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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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회 대산문학상 수상자로 소설가 현기영, 시인 김기택, 극작가 이양구, 번역가 마티아스 아우구스틴·박경희가 선정됐다.
대산문화재단은 6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의 수상 작가와 작품들을 발표했다.
수상작은 현기영의 대하소설 '제주도우다', 김기택의 시집 '낫이라는 칼', 이양구의 희곡 '당선자 없음', 천명관 장편소설 '고래'의 독일어판이다.
희곡과 평론 부문은 격년제로 돌아가며 시상하며, 올해는 희곡 부문 수상자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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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제주도우다'· '낫이라는 칼', '당선자 없음'·독일어판 '고래'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제31회 대산문학상 수상자로 소설가 현기영, 시인 김기택, 극작가 이양구, 번역가 마티아스 아우구스틴·박경희가 선정됐다.
대산문화재단은 6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의 수상 작가와 작품들을 발표했다.
수상작은 현기영의 대하소설 '제주도우다', 김기택의 시집 '낫이라는 칼', 이양구의 희곡 '당선자 없음', 천명관 장편소설 '고래'의 독일어판이다.
심사위원들은 장편소설 '제주도우다'에 대해 "구한말에서 일제강점기, 해방공간에 이르기까지 제주 삶의 실상과 역사를 넘나들면서 4·3의 비극을 넓고 깊게 해부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김기택 시집 '낫이라는 칼'은 "오늘의 현실에 맞서 보다 나은 삶을 지향하는 지적 생명의 노력을 진보시킨 점"이, 이양구의 희곡 '당선자 없음'은 "현실 참여적 희곡 문학의 빼어난 모범을 보여준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번역 부문을 수상한 '고래'의 독일어판에 대해 심사위원들은 "충실성과 가독성을 두루 갖춘 번역으로 이야기의 힘을 살려냈다"고 평가했다.
현기영(82) 작가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 나이에 이런 상을 받는 게 면구스럽다"면서 "제주도의 아름다움과 참혹한 비극을 껴안고 지금까지 왔다. 제주도에 포박된 인생이라 늦도록 제주도에 관한 얘기를 썼는데, 그런 점을 좋게 봐주신 것 같아 고맙다"고 말했다.
현 작가는 이어 "이 세 권의 소설이 내가 오랫동안 매달려온 4·3에 대한 종지부가 될 것"이라면서 "청년 시절부터 꿈꿔온 순문학의 세계로 돌아가 대자연과 왜곡되지 않은 본연의 인간성 등을 다루는 작품을 써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기택 시인은 "코로나 팬데믹 당시 혼자 있는 시간은 내 몸 안팎에서 일어나는 일을 되새김질하는 시간이었고, 그 외로움이 시 쓰기에 도움이 많이 됐다"면서 (이 상은) 지금까지 제가 써온 틀에서 벗어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이양구 극작가는 "('당선자 없음'을 쓰며) 균형의 문제를 많이 고민했다"면서 "사랑이든 관계든 국가든 균형을 잘 잡고 가야 하는데, 균형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에 많은 분이 동의하실 것 같다. 그 균형이 우리모두가 세심하게 살펴야 하는 문제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고래' 독일어판으로 번역 부문을 수상한 번역가 마티아스 아우구스틴과 박경희는 독일에서 서면으로 보내온 수상소감을 통해 "그토록 재미있고 즐겁게 작업을 했는데 이렇게 큰 상까지 받게 되니 너무 감사하다"면서 "원작의 완성도가 높고 설득력 있는 작품이라 번역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밝혔다.
대산문학상은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이 운영하는 종합문학상으로, 매년 시·소설·희곡·평론·번역 부문을 시상한다. 희곡과 평론 부문은 격년제로 돌아가며 시상하며, 올해는 희곡 부문 수상자를 발표했다.
시상식은 오는 2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리며, 수상자에게는 각 5천만원씩의 상금과 양화선 조각가의 청동 조각 '소나무' 상패를 준다.
올해 시, 소설, 희곡 부문 수상작은 재단의 2024년도 번역지원 공모를 통해 주요 외국어로 번역돼 해외에 소개될 예정이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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