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부’ 아닌 다른 성씨가 제주에 뿌리를 내린 시기는?
제주를 본관으로 하는 성은 고·양·부 3성 뿐이다. 이외에 성씨는 다른 지역에서 제주로 이주해 뿌리를 내린 것으로 본다. 제주도가 고·양·부 이외에 제주에 최초로 들어와 정착하고 대대로 가문을 이룬 입도조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제주도와 제주학연구센터는 올해부터 ‘제주 입도조 현황’을 조사하고 있으며 다음 달 중 1차 보고서가 발간된다고 6일 밝혔다. 제주도는 이를 위해 제주지역 성씨·본관별 인구 통계 분석, 전근대 문헌사료 조사, 주요 종친회 및 문중회 현장 조사, 입도조별 족보 등 기록자료 수집, 입도조 묘역 현장조사 등을 실시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지역 내 성씨별, 본관별 입도조와 묘역을 체계적으로 기록해 제주인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것”이라면고 설명했다.
제주의 개벽신화인 삼성신화를 보면 제주에는 고씨, 양씨, 부씨 3개의 성이 존재했다. 현재 고·양·부씨는 제주를 본관으로 한다.
제주도가 통계청 자료 등을 기반으로 파악한 결과 현재 제주에는 고·양·부를 포함해 2086개의 성씨가 있고, 이 중 파조가 구분되는 본관별 성씨는 800여개가 있다. 이번 입도조 조사에서는 800여개의 본관별 성씨 중 16세기 조선시대 전후에 입도기록이 남아있는 112명의 입도조 인물을 대상으로 삼았다.
올해 우선적으로 조사한 59개 입도조를 보면 1194년 남평 문씨 남제공파인 문착이 제주에 입도해 뿌리를 내렸다. 이들 자손은 2015년 기준 1만39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평 문씨는 이후에도 두수파, 수산파 등이 제주를 찾아 자리를 잡았다. 이어 1273년 청주 좌씨 좌형소가 제주에 입도해 좌씨의 뿌리를 내렸다. 내년에는 인동 장씨 등 53개 입도조 조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오성율 제주도 문화체육교육국장은 “입도조 조사는 대부분 2000년대 이전에 발간된 문헌자료에 의존하거나 개별 연구만 이뤄져 체계적인 연구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면서 “산재한 제주 입도조의 유·무형 자료를 체계적으로 조사헤 제주인의 정체성을 확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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