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분식집도 텀블러 챙겨 가야 할 판”…종이컵 사용금지 두고 업주·소비자 모두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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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한 분식점.
비바람이 몰아치는 쌀쌀한 날씨에 어묵 국물을 담은 종이컵을 든 사람들이 가게 안에서 몸을 녹이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이런 분식점 풍경을 얼마 뒤면 더는 볼 수 없게 될지 모른다.
한 분식집 업주는 "분식점이 몰려 있는 시장 같은 곳에서는 옆집에서 일회용품을 들고 와 사용하면 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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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손님, “현실에서 벗어난 규제”
다른 매장서 1회 용품 가져오면 문제 없어...규제 허점

6일 오전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한 분식점. 비바람이 몰아치는 쌀쌀한 날씨에 어묵 국물을 담은 종이컵을 든 사람들이 가게 안에서 몸을 녹이고 있었다.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테이블에 하나둘씩 모여 앉아 있던 사람들은 가게에서 주는 나무젓가락이나 나무 꼬치로 주문한 떡볶이와 튀김류를 먹은 뒤 발길을 옮겼다.
하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이런 분식점 풍경을 얼마 뒤면 더는 볼 수 없게 될지 모른다. 오는 24일부터 식당에서 종이컵과 같은 1회 용품 사용이 금지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11월 식당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하는 제도를 시행하며 1년간 계도 기간을 뒀는데 23일부로 이 기간이 끝이 난다. 24일부터 이를 위반하면 사업주는 최대 3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관악구에서 10년째 분식집을 운영해 왔다는 김모씨는 “김밥이나 떡볶이를 먹는 손님에게 종이컵에 어묵 국물을 담아줬는데 일반 컵으로 교체하면 손님이 갑자기 몰릴 때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강남구에서 분식집을 하는 이모씨 역시 “바쁜 직장인이나 학생들이 빠르게 끼니를 해결하려고 가게를 찾는다”며 “바쁜 시간 식기 세척을 위해 사람을 더 쓰기는 부담스럽다”고 했다.

정부가 규제하는 1회 용품은 종이, 금속박, 합성수지재질 등으로 제조한 컵, 접시, 용기를 비롯해 나무젓가락, 이쑤시개를 포함한다.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분식점에서 주로 사용하는 용품들이다. 다만 매장면적 33㎡ 이하인 곳은 규제대상에서 제외한다.
정부가 내놓은 1회 용품 적용 범위 가이드라인을 두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예컨대 다른 매장에서 구매한 1회 용품에 포장된 음식을 다른 매장에서 먹을 경우 환경부는 ‘사용규제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한 분식집 업주는 “분식점이 몰려 있는 시장 같은 곳에서는 옆집에서 일회용품을 들고 와 사용하면 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분식점을 찾는 손님들 역시 정부의 1회 용품 사용 규제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이날 오전 관악구 분식집에서 만난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커피숍에서도 종이 빨대를 쓰게 하면서 분식집에서 종이컵은 왜 안 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직장인 역시 “앞으로 분식집에서 어묵 국물을 마시려면 커피숍처럼 텀블러를 챙겨가야겠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정부는 여론을 의식한 듯 1회 용품 규제 계도 기간 종료를 앞두고 계도 기간 연장과 규제 완화 쪽으로 무게가 기우는 분위기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지난 2일 자영업자들을 만나 “소상공인 부담은 덜고 현장 수용성은 높인 일회용품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소상공인연합회,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등 자영업자들이 고충을 토로한 데 따른 것이다. 환경부는 조만간 1회 용품 관리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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