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 엄마 음식 뭐 드리지?”…환자용 도시락 드셔도 될까
당뇨, 암, 혈압 등 질환자용 식단 제조
메디푸드 매출 전년동기 대비 40% 쑥
먼저 눈에 띈 것은 적당한 크기로 잘려 입고된 양상추 등 식자재들이 카메라와 레이저로 무장한 광학선별기를 거치는 장면이었다. 현대그린푸드는 다양한 식자재의 색상과 수분함량 등을 데이터화해 카메라와 레이저로 이물질을 인식하고 강풍을 발사해 제거했다.
또한 재료의 형태는 유지하면서도 식감은 부드럽게 조리 가능한 ‘포화증기오븐’에서는 암환자식에 포함되는 ‘어향칠리 가자미구이’가 조리되어 나왔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겉보기에는 일반 음식과 똑같지만 질환자를 위해 전문적인 영양 설계를 거친 ‘메디푸드’ 메뉴”라며 “포화증기오븐을 이용하면 잇몸으로 으깰 수 있을 정도로 식감이 부드러워 소화불량이 빈번한 암 환자가 부담 없이 섭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월 첫선을 보인 현대그린푸드의 메디푸드가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나타내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메디푸드란 적절한 영양섭취가 필수적인 암, 당뇨 등 질환자들이 간편하게 식이조절을 할 수 있도록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규정한 질환별 표준 제조기준에 맞춰 개발된 특수의료용도식품을 의미한다. 현재 국내에서 당뇨, 암, 신장(투석 및 비투석), 고혈압 등 5개 질환에 대한 메디푸드를 판매할 수 있다.
평균수명 증가와 인구 고령화로 인해 식단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젊은 세대에서도 만성질환자가 늘어나 메디푸드 수요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식약처에 따르면, 메디푸드 시장은 2021년 기준 약 1648억원으로 2019년 779억원에 비해 2배 이상 성장했다.
지난해 당뇨와 암환자식단을 선보이며 메디푸드 시장에 뛰어든 현대그린푸드는 올해 4월부터 10월까지 월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0% 신장했다. 8월과 10월에는 각각 투석환자와 비투석환자를 위한 신장질환식단을 출시했으며, 고혈압식단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그린푸드는 출시 초기 36종이던 메디푸드 식단 수를 171종(당뇨식단 81종, 암환자식단 52종, 신장질환식단 38종)까지 4배 이상 늘렸다. 국내 식품업계 중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메디푸드 식단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이날 센터에서 만난 박주연 현대그린푸드 그리팅사업담당(상무)은 “질환식 도시락의 경우 일반 도시락과 달리 영양설계, 재료 선별 및 정확한 계측 등 질환자별로 맞춰서 식단을 세워야 한다”면서 “질환을 악화시키는 식자재를 최대한 배제하면서도 단조로운 식사에 지겨워하지 않게 다양한 식단을 제공하는 것이 메디푸드의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 푸드센터에서는 메디푸드 외에도 일반인이 건강관리를 위해 먹는 ‘케어푸드’ 등 400여 종의 가정간편식(HMR) 제품도 제조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질환자들의 간편한 영양관리를 돕기 위해 메디푸드 라인업을 지속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박 상무는 “전체 메디푸드 식단 수를 올해 안에 30% 이상 늘린 230여 종까지 확대할 계획”이라면서 “질환자뿐 아니라 체중감량, 혈당 조절, 단백질 섭취 등 다양한 목적으로 식단조절이 필요한 일반 소비자를 위한 식단도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병원 단체급식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현대그린푸드 영양사는 암·신장질환·당뇨 등 입원 환자들이 겪는 식사 과정에서의 어려움과 환자식에 대한 반응 등을 취합하고, 메디푸드 개발을 담당하는 ‘그리팅 LAB’ 연구원은 이를 메뉴 개발에 반영한다.
수술 후 건강회복을 위해 충분한 영양섭취가 필수적이지만 소화불량과 입맛 저하로 단백질 섭취가 어려운 암 환자를 위해 개발한 신메뉴가 대표적 사례이다. 국립암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암 환자의 3분의 2가 영양불량 상태이며 암으로 인한 사망 중 5분의 1이 영양실조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박 상무는 “암 환자들이 병원식 메뉴 중 단백질 보충을 위해 제공되는 닭·돼지고기 등 육류 반찬을 많이 남기는 것에 착안해, 단백질 함유량이 높으면서도 속이 편한 ‘유청단백 콩비지감치찜’, ‘버섯 다시마밥’, ‘황태순두부 백탕’ 등 메디푸드 인기 메뉴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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