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펌프’ 뭐길래···알래스카에 ‘혹한 실험’ 연구소 세운 LG전자
LG전자가 북미·유럽에서 최근 각광받는 고효율 냉·난방기기인 ‘히트펌프’ 연구를 위해 미국 알래스카주에 연구소를 세운다. 혹한의 날씨에서도 작동하는 난방 기술을 연구하기 위해서다.
LG전자는 미 알래스카에 ‘LG 알래스카 히트펌프연구소’를 신설한다고 6일 밝혔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최근 ‘히트펌프 기술 개발을 위한 컨소시엄’을 발족했다. 해당 컨소시엄에는 극지방 연구가 활성화된 알래스카주 앵커리지대 및 페어뱅크스대가 참여한다.
히트펌프는 겨울철에는 실외의 열을 흡수해 실내로 들이고 여름철에는 실내 열을 흡수해 실외로 배출하는 냉·난방기기다. 소량의 에너지(전기)를 사용해 2.5~5배에 달하는 열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유럽·미국에서 최근 액화천연가스(LNG)를 비롯한 에너지 비용이 급등하면서 히트펌프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히트펌프는 기온이 낮은 지역에서는 냉매를 압축시키는 압력이 줄고 순환하는 냉매량도 적어져 난방 성능을 높이기 쉽지 않다. LG전자는 “어떠한 환경에서도 최고 수준의 난방 성능을 내는 히트펌프를 만들기 위해 혹한 환경에서 제품을 개발·검증할 수 있는 알래스카에 연구실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히트펌프 연구소는 알래스카주 앵커리지대와 페어뱅크스대 캠퍼스 일부 공간에 구축된다. 연구소를 거실, 안방, 욕실, 주방 등을 갖춘 실제 주거공간처럼 꾸미고 히트펌프 냉난방시스템, 히트펌프 온수기 등 제품을 설치해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눈, 비, 극저온 등의 환경조건을 반영해 장시간 반복적인 테스트도 벌인다. LG전자는 이를 통해 히트펌프 제품의 성능·품질, 신뢰성 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히트펌프 등 냉·난방 제품은 LG전자의 실적 가운데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해 LG전자의 유럽 지역 히트펌프 매출은 2021년도 대비 1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LG전자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3% 늘어난 9967억원에 달하는데 주로 시스템에어컨과 히트펌프처럼 계약 하나하나의 규모가 큰 기업간거래(B2B)에서 발생한 성과다.
지난 7월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가정·상업용 냉난방공조 사업 매출을 2030년까지 두 배 이상 성장시켜 글로벌 종합 공조업체로 도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북미·유럽을 중심으로 맞춤형 냉난방 솔루션을 앞세워 공조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열교환기, 인버터 등 히트펌프 기술을 진화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며 “알래스카 히트펌프연구소를 시작으로 냉난방 솔루션 관련 글로벌 R&D 조직을 지속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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