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호텔리어 찾습니다" 구인구직 현장 가보니

신지민 기자 2023. 11. 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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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장년내일센터 '호텔업 구인구직 만남의 날' 개최
지원자 70여명 150차례 면접···"소통 역량이 최우선"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흥인동의 서울중장년내일센터에서 열린 호텔업종 ‘구인구직 만남의 날’ 참석자들이 강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사진=신지민
[서울경제]
  • “손님으로 호텔에 가본 적은 있지만 일하러 갈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 무척 떨립니다.”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흥인동의 서울중장년내일센터는 호텔업 취업을 희망하는 중장년들로 북적였다. 호텔업 ‘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에 참석한 중장년 구직자와 구인 기업 관계자들이다. 40대부터 60대까지 참석자들의 연령대는 다양했지만, 자기소개서 첨삭부터 면접까지 취업에 대한 열정만큼은 한마음 한뜻이었다. 오래, 열정적으로 일할 시니어 근로자들을 찾는 호텔업계의 관심도 뜨거웠다. 소통 역량을 좀 더 강화하면 재취업의 길이 어렵지만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면접 신청자만 150명···호텔들도 외국인보단 시니어 고용 선호

서울중장년내일센터와 서울 중구청·한국호텔업협회가 함께 연 이번 행사는 호텔 직종 취업·재취업을 원하는 중장년 구직자와 구인 기업의 니즈를 동시에 충족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70여명이 150회의 면접에 참가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모집 기간이 일주일도 채 안 됐음에도 엄청난 관심이었다. 면접 대상자들은 이날 자기소개서 작성에 관한 강연을 들은 후 오후 1시 30분부터 4시 30분까지 약 3시간 동안 현장 면접에 응했다. 4층 세미나실은 자기소개서를 첨삭하느라 바쁜 면접 대기자들로 가득 차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구인 기업은 (주)경우에프엔비, (주)PNS, 알에이치주식회사, 주식회사 윈잉, 뉴서울 호텔, (주)맥서브 등 총 6곳. 채용 직무는 조리직, 룸메이드직, 식음료·숙박 서비스직, 시설 관리직등이다. 센터 측은 “양질의 일자리 공급을 위해 서울 중심에 위치한 호텔을 우선적으로 모집했다”며 “2020년 코로나19 발발로 호텔관광업이 위축됐지만 위드 코로나 이후 폭발적인 여행 수요 증가로 지금은 오히려 구인난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텔 업종은 코로나19 이전까지 주로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했다. 인건비 절감을 위해서다. 그러나 이번에 참가한 6개 사는 외국인이 아닌 시니어 채용에 앞장섰다. 이유가 뭘까. 호텔 관계자는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워킹비자 등급에 따라 법정 근무 가능 시간이 다르고, 그 과정에서 장기근속도 안 돼 채용과 퇴사가 빈번하다”고 밝혔다. 국내의 시니어 구직자들을 대규모로 고용해 서비스 질을 높이고 경쟁력을 갖추는 쪽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이다.

시니어 구직자가 갖춰야 할 역량 1순위는 ‘소통’
서울중장년내일센터에서 면접 대기 중인 중장년 구직자들. / 사진=신지민기자

전문가들은 업종을 불문하고 시니어들이 도전에 앞서 갖춰야 할 최우선 역량으로 ‘소통 능력'을 꼽는다. 현장에서 만난 정보근 서울중장년내일센터 전문위원은 구인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설문조사를 언급하며 "관리자와 보폭을 맞추기 위해서는 직종 관계없이 열린 마음과 소통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서울중장년내일센터는 앞으로도 하나의 업종으로 범위를 좁힌 ‘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주선할 계획이다. 정 위원은 “참가자 분들은 소득이 문제가 아니라 일자리 자체를 원하시는 경우가 많다”면서 “지루한 일상을 벗어나 일하면서 갖는 소속감에 보람을 느끼신다”고 전했다. 이날 면접을 마치고 나온 한 시니어는 “혼자 쭈그려 앉아 우울증 걸리는 게 문제지, 세상을 향해 한 발 떼는 건 오히려 쉽다”며 “연금이 나오기 전까지 뭐든 열심히 일하고 싶다”고 구직에 대한 열띤 의지를 내비쳤다.

사진제공=서울중장년내일센터

한편 서울중장년내일센터는 고용노동부 산하 노사발전재단이 운영하는 기관으로 만 40세 이상 중장년층에게 생애경력설계, 이·전직 및 재취업, 특화서비스 등 종합 고용지원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재취업 정보 탐색부터 이력서 작성, 면접 대비까지 다양한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취업 이후에도 사후 관리를 받을 수 있다. 구인 기업 입장에서도 시니어 채용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서울중장년내일센터는 최근 ‘청춘문화공간’을 마련, 시니어들의 자유로운 구직활동을 돕고 다양한 특강을 개최하고 있다. 노사발전재단은 서울 외에도 강원도, 대구광역시, 울산광역시, 광주광역시, 부산광역시 등 전국 곳곳에서 중장년내일센터를 운영 중이다.

신지민 기자 jmgody@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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