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레쉬민트, 안성탕면, 별뽀빠이···새 옷 입은 장수식품 “롱런 비결은”
농심 신라면보다 2배 매운 ‘더레드’ 인기
삼양 ‘별뽀빠이’ 우유·강정·바 등 잘 나가
해태 ‘홈런볼’ 변화구 프로야구 롱런 간식
장수식품 ‘복고 열기’가 뜨겁다.
기존 복고풍이 ‘할매니얼’ 등 추억의 간식에서 불었다면 요즘은 새 옷으로 갈아입은 롱메가 히트 장수식품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고물가시대 MZ세대(1980년대 중반~2000년대 초 출생)들이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느낌을 주는 장수식품에 닫힌 지갑을 열고 있어서다.
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구 롯데제과)는 간판 껌인 ‘후레쉬민트(1972년 출시)’를 지난 18일 레트로 껌으로 재해석해 호응을 얻고 있다.
국내 껌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롯데웰푸드가 장수 브랜드에 주목한 것은 껌 매출이 부쩍 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엔데믹과 함께 일상이 회복되면서 올 들어 9월까지 누적 껌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30% 성장했다.
특히 젊은 세대가 즐겨찾는 풍선껌 ‘왓따(2012년)’는 같은 기간 50% 이상 판매량이 늘었다. 또 수험생이나 장거리 운전자를 위한 ‘졸음번쩍껌(2014년)’도 60%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롯데웰푸드는 이에 과거 인기를 끌었던 국민 껌을 대거 ‘부활 레트로’ 프로젝트로 리뉴얼하기 시작했다. 첫번째 작품으로 내놓은 민트향 가득한 ‘롯데 후레쉬민트’의 경우 옛날 느낌이 나는 포장지에 그대로 담아 레트로 감성을 더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복고와 레트로 열풍에 장수껌이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면서 “‘쥬시후레쉬(1972년)’ ‘스피아민트(1972년)’ 등 국민에게 사랑받은 장수껌들도 새로운 맛과 디자인으로 재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신라면(1986년) 등 장수상품 라인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8월14일 기존 제품보다 매운맛을 2배 이상 강화해 선보인 ‘신라면 더 레드(The Red)’는 일찌감치 초도물량 500만봉이 팔려나가 추가 생산에 들어갔다.
지난 23일 안성탕면(1983년) 출시 40주년을 기념해 내놓은 ‘순하군 안성탕면’도 인기몰이 중이다. 최근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시리즈가 대유행하는 등 매운맛 라면 열풍과는 정반대 방향 포석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160억 개를 팔아치운 메가히트 상품으로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하는 아이들까지 안성탕면을 즐기면서 서울과 부산 등 전국 순회 ‘모빌리티 안성탕면 팝업스토어’를 찾는 발걸음이 늘고 있다.
지난 6월 새우깡(1971년)을 재해석해 선보인 ‘먹태깡’은 출시 4개월만에 806만봉 판매 기록을 세웠다. 먹태의 맛을 스낵에 접목한 안주 같은 어른 과자로 출시와 함께 동이 날 정도로 선풍을 일으키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새롭게 선보인 장수 제품에 대한 반응이 뜨거워 추가 제품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양식품은 ‘별뽀빠이(1978년)’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연 매출 50억~60억원을 올리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별뽀빠이는 ‘별뽀빠이 유유’는 물론 ‘별뽀빠이 강정’에다 에너지바 형태의 ‘별뽀빠이바’까지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건강 간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중장년층에게는 추억을 불러 일으키고 젊은층에게는 새로운 재미를 전할 수 있도록 별뽀빠이 마케팅에 지속적으로 주안점을 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태제과는 한국 프로야구(KBO)와 동갑내기인 ‘홈런볼(1981년)’의 신제품 ‘바나나스플릿’과 ‘KBO 에디션’ ‘커스타드’ 홈런볼 등을 내놓아 인기를 끌고 있다. 홈런볼은 지난해에만 1000억원어치가 팔리는 등 지난 41년간 누적 매출 1조8000억원을 기록 중인 메가히트 상품이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시대 흐름에 맞게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은 8색조 변화구가 홈런볼 롱런 비결”이라고 말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경기불황에 신제품 출시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흥행실패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다”면서 “장수 식품은 일단 믿고 찾는 만큼 메가히트 상품의 리뉴얼 트렌드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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