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수 특수강도 범죄수익 7천만원 '도피자금' 되나

경찰, 검거 당시 회수 못해…"모든 가능성 열고 수사중"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권준우 기자 = 특수강도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수용됐다가 지난 4일 병원 치료 중 달아난 김길수(36)의 행적이 오리무중인 가운데 그가 특수강도 범행 당시 강탈한 7천여만원이 도피자금으로 쓰일 가능성이 있어 경찰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만약 김씨가 이 돈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상태라면 그의 도주극이 상당히 장기화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6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김씨가 벌인 이른바 '최루액 강도사건'은 지난 9월 11일 발생했다.

김씨는 이날 모처에서 '은행보다 싸게 환전해주겠다'는 SNS 광고 글을 보고 찾아온 30대 남성 A씨를 최루액이 든 스프레이를 뿌려 제압했다.

김씨는 A씨가 갖고 나온 7억 4천여만원이 든 돈 가방을 빼앗아 건물 밖까지 나오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가방의 무게가 무거웠던 탓인지 가방 안의 현금 중 7천여만원만 챙긴 뒤 나머지 돈은 그 자리에 버려두고 달아났다.

김씨는 이 사건 이후 도주 행각을 이어가다가 피해자의 신고를 받은 경찰에 지난달 30일 체포됐다.

김씨는 "도박 빚으로 인해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다만 당시 범죄수익금인 7천여만원의 행방에 대해서는 "도주 중 잃어버렸다"고 둘러대는 등 추궁을 피해갔다.

이로 인해 경찰은 김씨를 구속 송치한 이후인 현재까지 이 돈을 회수하지 못한 상태이다.

문제는 김씨가 훔친 거액의 현금을 은닉해두고, 이번 도주극 과정에서 돈을 되찾아 도피자금으로 쓰는 경우이다.

김씨가 도주 과정에서 접촉한 것으로 확인된 조력자는 2명이다.

김씨는 지난 4일 오전 6시 20분께 치료를 받던 경기도 안양시의 병원에서 탈출한 이후 의정부까지 택시를 타고 이동해 여성 지인으로부터 10여만원을, 또 양주시에서 동생을 만나 수십만원을 건네받았다.

이들 2명은 현금 외에 돈이 될 만한 그 어떤 물건도 김씨에게 주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 파악 결과 김씨 명의로 된 휴대전화나 신용카드 등이 신규 개설되지 않았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김씨의 수중에는 조력자들로부터 받은 약간의 현금만 있으리라 예상된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55시간 이상 도주 중인 김씨가 도피자금으로 쓰기에는 다소 부족한 액수다.

그런데 만약 김씨가 강도사건의 범죄수익금을 탕진하지 않고 어딘가에 고스란히 은닉해놨다면 이 돈을 도피자금으로 사용할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따라서 경찰은 김씨가 범죄수익금 7천여만원을 찾아 도피에 쓸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망을 확대하고 있다.

홍기현 경기남부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범행으로 김씨가 빼돌린 현금이 어디에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st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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