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뽕과 신드롬을 넘어선 '장사천재 백사장'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버거를 팔고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쌈밥을 팔던 백종원이 스페인으로 향했다. 한국에서는 '백종원 효과'를 기대한 온갖 지자체들이 그를 모시려고 안달이 났지만 바다 건너 외국에서는 거리를 걸어 다녀도 알아보는 사람이 없다. 제로베이스로 돌아간 백종원은 자신의 일대기를 풀어내듯 천천히 퀘스트를 클리어해 간다. '국뽕'으로 묶기엔 백종원 개인의 활약이 도드라지고 '백종원 신드롬'이라기엔 직원들의 활약도 무시할 수 없는 독특한 모습이 새로운 재미를 선사한다.
tvN '장사천재 백사장2'는 백종원은커녕 한식조차 전혀 알지 못하는 나라에 뚝 떨어진 백종원이 과연 밥장사로 성공할 수 있을지, 어떤 전략으로 음식점을 창업하고 운영해 나갈지 확인해 보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4월 방송한 '장사천재 백사장'의 후속작으로 이번 시즌에는 스페인 산 세바스티안으로 향했다.
산 세바스티안은 전 세계에서 단위 면적당 '미슐랭 가이드'의 별이 가장 많은 도시다. 백종원에게도 쉽지 않은 도전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백종원은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었다. 그가 택한 방식은 첫 시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백종원은 가장 먼저 상권 분석을 시작으로 전에 입주했던 가게의 실패 요인을 파악했다. 이후 현지의 식문화를 고려해 메뉴와 주류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인테리어까지 마쳤다.
본격적인 장사가 시작된 이후에도 백종원의 노하우는 아낌없이 발휘됐다. 요리에 집중하느라 주방에 주로 들어가있던 백종원이 주방에서 나올때 마다 파악하는 문제점과 이를 해결하는 방식은 간단해 보이지만 놀라운 효과를 냈다. 방송에서는 이 같은 과정을 연속되는 스테이지 형식으로 편집했다. 백종원이 자신에게 놓인 퀘스트를 하나하나 클리어하는 모습을 통해 일종의 대리 만족을 선사하다. 또한 창업을 준비하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더욱 도움이 된다. 어떤 식으로 진행해야 할지 막막한 사람들에게 각 단계에서 뭘 해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제시하기 때문이다.
'장사천재 백사장'은 단순한 '국뽕' 예능과는 궤를 달리한다. 한국의 음식, 문화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를 단순히 보여주고 반응을 이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추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이 향유해 온 문화에 한국 음식과 문화가 자연스레 녹아들 수 있는 지점에 대해 고민하는데 우선 순위를 둔다. 한국 주류+한식으로 메뉴를 구성하지 않고 현지 주류+한식으로 메뉴를 구성한 것도 위와 같은 맥락 때문이다. 또한 백종원이라는 경험 많은 요식 사업가의 존재로 인해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점과 해프닝을 능동적으로 해결하는 모습 역시 국뽕과는 느낌이 다르다.
다만, 이를 모두 백종원의 공으로 돌리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나폴리에서부터 함께 해온 직원들의 도움 없이 결코 혼자서는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주방의 오른팔 이장우, 유창한 언어로 홀을 담당하는 존박, 넘치는 에너지로 홀과 주방을 종횡무진하는 유리는 첫 시즌 종료 이후에도 백종원과 만나 꾸준히 교류를 이어갔다. "시즌2는 없다"고 선언했던 백종원이 다시금 도전에 나설 수 있던 이유도 이들 때문이다. 각자의 업무 분장이 확실하고 손발이 맞기 때문에 백종원도 이들을 믿고 새로운 선택을 이어갈 수 있다. 낮에도 술을 먹는 현지의 음주 문화를 고려해 바텐더로 영입한 이규형 역시 부드럽게 팀원과 녹아들며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장사 하루 만에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 방법까지 제시한 백종원과 이를 성실하게 수행하는 직원들에게 주어진 다음 미션은 2호점을 개장하는 것이다. 해안가에 있던 1호점과 달리 2호점은 미슐랭 식당이 밀집한 핀초 골목에 위치했다. 2호점에 대한 정보가 없을 때 "우리가 들어올 상권이 아니다"라고 분석했던 바로 그 거리다. 기대감에 부푼 직원들과 달리 백종원은 "나 같으면 절대 인수 안 한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은 직원들 만큼이나 '반주' 2호점을 기대하고 있다. 결국 백종원이 이번 퀘스트 또한 기꺼이 클리어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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