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강제동원 배상금 20% 기부 약정’ 고발사건 각하…“변호사법 위반 아냐”

고귀한 기자 2023. 11. 6.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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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6일 광주 서구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사무실에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가 ‘제3자 변제’를 골자로 한 정부 발표를 온라인 생중계로 지켜보고 있다. 고귀한 기자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와 지원 단체가 맺은 ‘보상금 기부 약정’이 변호사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경찰의 판단이 나왔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한 보수단체가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시민모임) 관계자 2명을 고발한 사건을 각하했다”고 6일 밝혔다. 각하는 수사기관이 혐의가 없거나 공소권 없음이 명백한 경우, 수사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 사건을 종결하는 결정이다.

시민모임은 2012년 10월 미쓰비시 강제동원 손배소송 원고인 양금덕·이동련·박해옥·김성주·김중곤씨 등 5명과 약정을 맺었다. 일본 전범기업 등을 상대로 승소할 경우 배상금 또는 위로금의 20%를 일제 피해자 인권 지원 사업·기념사업 등 공익사업을 위해 시민모임에 교부한다는 내용이다.

보수단체는 피해자들에 대한 변호사 알선 의혹 등을 문제 삼아 지난 9월 22일 서울 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고, 광산경찰서가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를 이어왔다.

경찰은 시민모임의 보상금 기부 약정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냈다. 소송에 참여한 변호인단은 자발적으로 피해자들의 법률 대리에 나섰고, 배상금 일부 기부 역시 피해자들이 먼저 제안한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이국언 시민모임 이사장은 “약정은 ‘역사를 잊지 않고 기억하는 데 사용하자’는 강제동원 피해자들과의 약속이다”라며 “경찰의 판단은 당연한 결과다”고 말했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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