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고용 둔화에 커지는 ‘긴축 종료’ 기대…장중 환율, 1299원 터치[외환분석]

이정윤 2023. 11. 6.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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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7일 이후 석 달 만에 ‘최저’
10월 비농업고용 15만개 증가 그쳐
올해 12월·내년 1월 금리동결 가능성 90%, 85%
달러인덱스 106→105로 하락, 글로벌 달러 약세
외국인 투자자 국내 증시서 7600억원대 순매수
전문가 “당분간 1300원 안팎…달러 약세 속단 일러”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299.9원을 터치했다. 석 달 만에 1200원대로 내려온 것이다. 미국 고용 둔화가 확인되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약화되면서 달러 약세에 힘입어 환율이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다. 다만 ‘달러 약세’ 흐름이 추세적인 흐름인지, 일시적인 현상인건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AFP
3개월 만에 ‘1200원대’ 복귀

6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후 1시 15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322.4원)보다 20.8원 내린 1301.6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14.4원 내린 1308.0원에 개장했다. 개장 후 환율은 하락 폭을 소폭 좁히며 1310원대에서 움직였다. 오전 11시께 부터는 다시 하락 폭을 확대하더니 환율이 가파르게 내리며 11시 34분에 1299.9원까지 내려갔다. 이는 장중 저가 기준으로 지난 8월 7일 1298.7원 이후 석 달 만에 최저치다. 이후 환율은 1300원에서 횡보하고 있다.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연준의 금리인상 종료 기대감이 커진 와중에 미국 고용 지표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달러 약세가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 10월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15만개 증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8만개)를 밑돌았다. 직전 월인 9월 29만7000개(수정치)와 최근 12개월 월평균 25만8000명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고용시장 수급이 균형을 맞아가면서 뜨거웠던 고용시장에 약간의 균열이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금리인상을 끝내려면 고용시장 둔화가 확인돼야 한다고 늘 주장해왔는데,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연내를 넘어서서 내년까지 금리동결 가능성도 높아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올해 12월과 내년 1월에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각각 90.2%, 84.6%까지 높아졌다.

고용시장의 급격한 침체는 아닌 만큼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골디락스’ 현상이 나타나면서 연준이 금리인상 싸이클을 종료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5%에 가까워졌던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달러화도 약세다.

달러인덱스는 5일(현지시간) 저녁 11시 19분 기준 105.03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3일 장 마감 기준 106에서 105로 하락했고, 장 초반 기준으로도 105.1에서 105.0으로 내려왔다. 달러 약세에 달러·위안 환율은 7.28위안, 달러·엔 환율은 149엔대로 모두 하락세다.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며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하며 환율 하락을 지지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5100억원대, 코스닥 시장에서 2400억원대를 사들이고 있다. 특히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3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코스피 지수는 3% 이상, 코스닥 지수는 6% 이상 급등하고 있다.

외국계은행 딜러는 “외환시장에서 보면 달러 약세에 기인해 강한 매도세를 나타내고 있어 반등도 여의치 않아 보인다”며 “주식시장에서도 외국인이 공매도와 지난주 미국 증시 상승 영향으로 순매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환율, 당분간 1300원 안팎…추세적일지는 ‘의문’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환율이 하락 압력을 이어가면서 1300원 안팎에서 움직일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추세적인 달러 약세 흐름인지는 속단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외국계은행 딜러는 “11월부터 나오는 10월 미국 경제 지표들이 완화적으로 나오면서 전반적으로 달러 매도 압력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다만 달러 약세로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보기는 힘들고, 당분간 시간을 벌었다는 정도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분간은 1300원 전후로 움직일 것이고, 연말까지 1270~1340원 정도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초 환율은 10월 고용지표 결과를 반영하면서 추가로 하락하겠지만 이후 환율은 관망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오는 14일 미국 10월 소비자물가가 발표될 예정이라는 점에서 지표를 확인한 후 미 국채 금리와 달러화의 추가 방향성이 가시화될 것”이라며, 이번주 환율 하단을 1290원으로 예상했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달러를 팔고 싶은데 FOMC, 미국 고용이 뺨 때린 셈”이라며 “단기적으로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둬야 할 것이며 다음 지지선은 달러인덱스 104.5, 환율 1290원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약달러 추세의 시작은 아니다. 아직 매크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고 특히 지정학적 분쟁 전개 양상을 속단하기 이르다”면서 “따라서 2024년 환율 V자 반등 (2분기 바닥)이라는 기존 전망은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정윤 (j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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