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상한가 등 2차전지주 일제 폭등 ‘증시 서프라이즈’

이관범 기자 2023. 11. 6.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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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주가가 내려가면 되사서 갚는 공매도 투자가 전면 금지된 첫날인 6일 오전 코스피는 4% 가까이 급등하며 단숨에 2400선을 회복했다.

개인 투자자 유입 효과와 더불어 주가 상승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당장 주식을 사서 갚는 '쇼트 커버링(공매도 청산을 위한 환매수)' 효과가 공매도가 쏠린 종목을 중심으로 강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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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매도 금지 첫날 증시 폭등
외인 중심 쇼트커버링 매수세
기관·개인은 오전 매도 우위
환율도 급락… 1300원 ‘터치’
전문가 “당분간 반등세 확대
중장기적 외인 이탈 대비해야”
금융권 질타하는 금융위원장 김주현(왼쪽) 금융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진행된 금융업권협회 회장단 및 한국거래소 이사장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주가가 내려가면 되사서 갚는 공매도 투자가 전면 금지된 첫날인 6일 오전 코스피는 4% 가까이 급등하며 단숨에 2400선을 회복했다. 개인 투자자 유입 효과와 더불어 주가 상승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당장 주식을 사서 갚는 ‘쇼트 커버링(공매도 청산을 위한 환매수)’ 효과가 공매도가 쏠린 종목을 중심으로 강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내년 6월까지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를 시행하기로 한 것을 두고 단기적으론 반등세를 확대하는 계기가 되겠지만, 중·장기적으론 외국인 이탈과 테마주 광풍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코스닥은 6% 가까이 급등하면서 3년 5개월 만에 사이드카(프로그램 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가 발동됐다. 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코스닥 사이드카는 코스닥150 선물가격이 6% 이상 1분간 유지되거나, 코스닥150 지수가 3% 이상 1분간 유지될 경우 발동된다.

오전 9시 57분 56초쯤 코스닥150선물가격과 코스닥150지수의 변동으로 5분간 프로그램매수호가의 효력이 정지됐다. 오전 11시 26분 현재 지수는 44.97포인트(5.75%) 오른 827.02이다. 코스피는 같은 시간 89.76포인트(3.79%) 오른 2458.10을 기록 중이다. 지난 10월 19일 이후 12거래일 만에 2400선을 회복한 뒤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공매도 비중이 높은 외국인을 중심으로 한 쇼트 커버링 매수세가 시장을 달궈 놓고 있는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298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2460억 원, 895억 원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올해 들어 외국인 공매도 누적 거래액은 이미 100조 원을 넘어선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 2일부터 이달 2일까지 외국인의 공매도 누적 거래액은 107조6300억 원이다. 같은 기간 기관과 개인은 각각 48조2260억 원, 2조6676억 원이었다. 외국인이 전체 공매도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7.9%에 달했다.

외국인 매수세 등에 힘입어 원·달러 환율은 오전 11시 50분 현재 10.0원이나 급락한 1302.0원을 기록하며 원화 강세를 나타냈다.

종목도 공매도 잔액이 높은 2차전지 등을 중심으로 폭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오전 현재 에코프로(29.98%)는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28.04%), 포스코퓨처엠(27.70%), LG에너지솔루션(21.27%), POSCO홀딩스(17.58%) 등이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단순 낙폭 과대에 따른 쇼트 커버링 종목은 수급 재료가 사라지면 다시 조정을 보일 공산이 크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공매도 규제에 의한 종목의 반등은 펀더멘털(기초여건)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은 급등세에 시장이 환호하겠지만, 부작용도 적잖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 금융투자회사 관계자는 “공매도 금지로 한국 증시의 펀더멘털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라면서 “거품이 생기기 쉬워지면서 테마주만 더 기승을 부리고, 외국인 투자자 이탈로 오히려 전체 거래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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