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출마 박병석 '복심' 누구에게… 중앙 전략공천 가능성도 제기
의외의 인물 등장 점치기도
21대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박병석(더불어민주당, 대전 서구갑) 국회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민주당 차기 주자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민주당은 박 전 의장 후임 주자 선택에, 국민의힘은 박 전 의장 불출마를 '절호의 기회'로 보고 서구갑 탈환을 위해 전략을 모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양측 모두에게 가장 큰 관건은 박 전 의장의 '복심'이다. 후임자 선택에 박 전 의장의 의중이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 전 의장은 당의 승리를 위해 본선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판단되는 후보 지지를 고민하면서도, 보수성향이 짙은 지역에서 내리 6선을 이룬 만큼, 본인의 24년 의정생활을 아쉬움 없이 마무리 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할 것이란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다양한 경우의 수를 염두에 두면서, 민주당 내부 교통정리에 따라 전략적으로 대응한다는 복안이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장종태 전 서구청장, 이용수 전 박병석 국회의장 정책수석, 이영선 시당 법률지원단장, 유지곤 시당 사회공헌특별위원장이 출마 채비 중이다.
인지도에서는 장 전 청장이 앞서 보인다. 이 전 수석은 오랫동안 박 전 의장을 보필해 온 경력이 눈에 띈다. 이 단장은 최근 전세사기 법률지원을 자임하면서 공감대를 넓히고 있다. 유 위원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서구청장에 출마, 참신성을 인정받았다는 평이다.
박 전 의장 지지세력과 장 전 청장 지지세력으로 크게 양분된 상황에서 참신성을 무기로 한 신진들의 기세가 어느 정도 먹힐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대전 정치권 한 인사는 "박 전 의장의 의중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며 "당선 가능성을 우선 판단하면서도, 당선 이후에도 자신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후임자가 누구일지 고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지도 측면에서는 장 전 청장이, 박 전 의장과의 교감에서는 이 전 수석이 앞선다는 평이다. 이 단장과 유 위원장도 지역에서의 보폭을 넓히면서 박 전 의장의 복심에 다가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앙에서의 전략공천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박 전 의장의 불출마가 어느 정도 예견돼 있었던 만큼, 서구갑 출마를 위한 물밑작업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 또 국민의힘이 보수성향이 강한 지역을 되찾을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해 경쟁력 앞선 새로운 인물을 내세울 경우, 민주당도 의외의 인물을 전략공천으로 내려보낼 수 있다는 전망이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이 같은 민주당의 경우의 수가 변수다.
박 전 의장의 불출마로 '무주공산'이 된 상황에서, 민주당 교통정리를 예의주시하면서 전략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전 국회의장 지역구 정복을 위해 '용산발' 낙하산의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일단은 후보군들이 본선 경쟁력을 얼마만큼 끌어올리느냐가 최대의 관건이다.
현재 조수연 당협위원장과 김경석 전 서구의회 의장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조 위원장은 5년 전 입당, 3년 전부터 당협위원장을 맡으면서 인지도를 꾸준히 쌓아오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대전지역 공동선대위원장과 윤석열 후보 정무특보를 맡았고, 지방선거에서는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아 시의원 전원 당선과 구의원 5명 당선에 힘을 보탰다. 21대 총선에 예비후보로 출마한 경험이 있지만, 신인으로 분류돼 가산점 혜택도 받는다.
김 전 부의장은 서구의회 3선 경력을 지녀, 지역 내 인지도에서는 크게 밀리지 않는다는 평이다. 다만 지역구를 서구을에서 서구갑으로 바꾼 점이 어떻게 평가될지 미지수다.
조 위원장은 "박 전 의장의 불출마를 환영한다. 어려운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며 "그동안 6선을 하면서 지역 발전에 큰 공헌을 했다. 이제는 힘 있는 집권 여당 후보가 당선돼 굵직굵직한 현안을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한편 박 전 의장은 6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나의 빈자리는 시대 소명이 투철하고 균형감각과 열정을 가진 새로운 사람이 맡아주길 염원한다"며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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